홍콩과 싱가폴 여행
연말이 되면, 어디나 결산과 더불어 평가를 하고 거기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 같다. 업무의 과중등으로 직원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우리과는 다소 차별화된 당근으로 인하여 위안을 삼기도 한다. 이번 여행은 5개구에서 두명씩 선정되어 총괄직원 2명을 합해 모두 열두명이 출발하였다.
이번 여행이 결정된 후 주위에서 '홍콩 쇼핑여행' 운운하면서 은근히 쇼핑 얘기를 꺼낸다. 나는 명품이니 하는건 볼 줄도 모르고 살줄도 모른다고 미리 선포를 하여 행여나 우려했던, 쇼핑 심부름은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홍콩과 싱가폴은 자유무역국가로서 전 지역 모든 가게에서 면세로 물건이 판매되어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면세에 세일까지 하면 저렴하게 명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몇몇 남자 직원들이 일주일 내내 그 문제의 명품 가게를 수십번 들락거리며, '40대가 넘으면 여자들은 명품 하나씩은 갖고 있어야 된다', '그거 사들고 집에 가면 약효가 한 달은 갈 것'이라는둥 동료들의 근거없는 몇마디에 망설이다가 마지막날 비행기 타기 직전에 사들고 가는걸 목격하기도 했다.
가이드를 통해 홍콩과 싱가폴이라는 나라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을 들었다. 그나라 사람들의 생활모습, 사고방식 등을 전해들으며 홍콩의 경우 비록 동양인들이지만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서양식 사고방식을 지닌 그들의 사고방식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체면문화가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낭비와 소모를 부르는지를 깨달았다. 주택구입, 자녀교육등 그 본래의 목적보다, 주변 사람들의 인식과 전반적인 분위기등 겉모습에 치중하게 되는 것들의 문제점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또한 대학교 주변에 형성되는 유흥문화들. 자유와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열심히 연구하는 대학이 아니라 엄청난 학비를 들여서, 그 왕성한 젊음을 아무 소득없이 노는 일에 허비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새삼 마음 아팠다. 정확하진 않아도, 세계적으로 대학교 앞에 여지없이 형성되는 이 독특한 유흥 문화는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 같다. 물론 돈이 된다면 물불 안가리고 달려드는 어른들 탓이리라. 그러나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싱가폴의 경우 4개 종족으로 구성된 나라로서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엄격하고 동등하게 법을 집행하지 않으면 이 체제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에 공감이 되었고, 아직도 집행되는 태형제도와 그 상세한 기술에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우리나라처럼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사회민주주의 국가로서 국가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정치를 하며, 국민들은 굉장히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대부분 이율배반적인 생각들을 하게된다. 국가는 강력하여 우리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는건 반대하는... 그러나 그 둘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모든 인류가 노력하지만, 그 간격이 쉽게 좁혀지지는 않는 것 같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본 조선일보 톱기사 ' 하루만에 난장판된 국회'가 그걸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홍콩과 싱가폴을 관광한 소감은 한마디로 자연경관은 우리 제주도만 못하다는 것이다. 중국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나라들이지만 본토보다 훨씬 외국인들의 접촉이 많아서인지 음식은 중국 본토보다 우리들이 먹기에 거부감이 덜했다. 여자들의 화장이나 옷차림이 화려한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그들은 아주 소박했다. 대부분 외식문화가 발달했고, 여자들도 남자들과 동등하게 일을 가지며, 집에서 밥을 해서 먹는 경우는 극히 적다고 한다.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데리러 온 남편을 통해, 딸내미 둘이서 번갈아가며 설겆이를 하였고, 엄마와 같이 있을때 보다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잘 했다는 얘기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 들은 씁쓸한 얘기. 엄마가 오니까, 다시 집이 어질러지기 시작했다나.
월요일 오후 4시반에 남편이 김해공항으로 데려다 주었다. 저녁 어스름한 시각에
가족들을 두고 먼길을 떠나게되니, 괜히 마음이 울적했었다. 나 없는동안 먹으라고 곰국을 끓여 놓았는데, 여직원 네 명중 세명이 곰국이란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본 풍경
홍콩 NINA TOWER HOTEL 41층에서 본 홍콩
최초로 조성모가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는 리펄스베이
리펄스베이. 부산의 해운대와 비슷한 풍경
최근에 지어진 초고층 빌딩들 사이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낡은 아파트들.
홍콩에는 이러한 풍경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2층버스를 타고 가면서 본 홍콩 밤거리.
2층버스가 요즘은 홍콩의 명물이 되었지만,
처음 만들어진 배경은 영국인들이 지배하에 있는 동양인들과 같은 칸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걸 용납할 수 없어, 2층 버스를 만들어 자기들은 윗층에 동양인들은 아랫층에 타게했으며, 혹여라도 차에 이상이 있으면 1층에 탄 사람들은 내려서 밀어야했던 가슴아픈 배경이 있다고 한다.
선상레스토랑인 점보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저기로 가려면 배를 타고 가서 밥을 먹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와야 했다.
그 유명한 홍콩의 야경. 빅토리아 산정에 홍콩야경을 보러 갔었는데 비와 안개 때문에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실제로는 평평한데 시각적 착각을 일으켜 8도 기울어져 보이게 하는 HARBOUR PLAZA 8 DEGREES 호텔 로비. 올해 호텔 디자인 대상을 수상했다는데...
비행기에서 바라본 싱가폴 전경
스카이 타워에서 바라본 싱가폴 센토사섬
반은 사자 반은 물고기인 싱가폴의 상징 멀라이언.
여긴 멀라이언 공원.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원이라서 기네스북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강변보트를 타고 가면서 본 싱가폴 야경. 멀리 둥근 지붕의 건물은 오페라 하우스
싱가폴 재래시장의 과일가게
싱가폴의 야시장
싱가폴 강을 따라 화려한 유럽풍의 카페거리.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뿐, 술 취해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정말 재미있게, 마술을 부리며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아저씨.
한참을 서서 배꼽 빠지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