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신앙고백

먼지쌓인 내 영혼의 골방

안동꿈 2009. 12. 28. 23:33

오늘부터 2주간 특별새벽기도 기간이다. 1년에 서너번 있는 특별새벽기도 기간이 되면, 평소 피곤하여 한두번 빠지기도 하던 기도 시간을 의무감을 가지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마음의 소원하는 한 두가지 제목을 가지고 이 특별 새벽기도 기간에 임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시 특새(특별새벽기도)기간이군, 이 기간에는 빠지면 안되겠군' 그런 무덤덤한 마음으로 시작하였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니, 목이 칼칼한 것이 몸이 개운치가 않았다. 특새기간에는 준비 찬송을 여러 곡 하게 되는데,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찬송을 하려니, 마냥 사모하는 마음을 엮어 드리지는 못한다. 오늘 찬양중에는 목이 아파서 자꾸 기침이 나오려고 하여 찬양이 힘겨웠고 괜한 불평이 생겼다. 그러니 찬양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러던 중 내 마음에 스치는 생각은 '너 그 몸뚱이 하나 조금 불편하다고, 그것이 그렇게 소중하고 아까워 이 새벽에 하나님을 찬양 하는것이 그다지도 불평이란 말인가' 였다. 그 생각은 내 마음을 깨우는 놀라운 노크소리 같았다. 무덤덤하게 특새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을 일깨우는 소리였다.

 

말씀 후 기도시간에, 늘 하던 기도제목들은 제쳐두고 그저 눈을 감고 기다렸다. 주께서 주시는 생각들이 이어지고 눈물로 흘러내렸다.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내 영혼의 골방에 쌓인 먼지들로 인하여 몹시 안타까웠다. 날마다 정돈하고 닦던 내 골방은 최근 주인의 게으름으로 많은 먼지가 쌓여있었다. 부지런히 닦고 정돈할 때는 미워하는 마음, 짜증스런 마음, 불평의 마음들이 생기면 '이건 아닌데' 하면서 털어내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쓰레기 조각들이 하나둘 생겨도 무심히 지나쳤고, 나도 모르게 쌓인 먼지들로 나의 골방이 황폐하여진 줄도 모르고 지내왔다는걸 깨달았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것이다.

 

이번엔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저 무덤덤하게 맞이한 특별새벽기도. 나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주님은 나를 기다리셨고, 나를 친히 찾아와 그분의 계획대로 내 영혼의 골방을 깨끗케 하시기를 원하셨다. 그분이 내게 주신 눈물로 나의 골방은 깨끗해지고 있었다. 내 영혼은 부끄러움없이 찬란한 태양을 맞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