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교복 물려입는 아이들

안동꿈 2010. 3. 5. 23:14

올해 고등학교 입학한 큰 딸, 중학교 입학한 작은 딸. 요즘은 교복값도 만만찮다. 더구나 몇 달 있으면 이사를 가게되어 작은 딸은 학교를 전학하여야 할 것 같아서 언니 교복을 물려 입기로 했다. 학교 전학가면 교복을 새로 맞춰야하니 두 달여 입을 교복은 물려받아 입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한창 사춘기 멋부릴 나이에  삼 년동안 입은 언니의 낡은 교복을 순순히 입어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딸이 입학하는 중학교에서 교복 물려입기를 적극 추진하여서 그런지 딸 친구들도 교복을 많이 물려받았다고 한다. 큰 딸은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교복 기증하라고 많이 강요를 받은 모양이다. 큰 애는 동생에게 물려준다고 꿋꿋이 견뎠고(?) 옷 하나에 천원에 물려 입을 수 있도록 하여 신입생들이 교복을 물려받은 아이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 작은 딸의 6학년때 짝지인 남자 아이 이야기가 꽤 감동적이었다. 평소 우리 작은 딸이 학교 이야기를 재잘거릴때 짝지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여 대충은 그 아이의 성격을 짐작하고 있었다. 특히 점심시간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 점심 급식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으며, 주위에서 아이들이 급식을 남기면 기겁을 하여 긴 훈계를 한단다. 그리고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는 학교 영양사 선생님께 급식이 맛있다고 중학교 따라갈 수 없겠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본 생활습관이 바르니 올백은 기본이라나.

 

그 아이의 털털한 생활모습은 교복 물려받기에서 절정을 이루었으니 와이셔츠, 조끼, 마이, 바지 이 네 가지의 메이커가 각각 다른 교복을 천원씩에 물려받고선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싼 가격에 이렇게 멋진 교복을 그것도 유명 메이커를 종류대로 입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고 자랑을 늘어 놓더란다.

 

어쨌든 친구들 사이에는 엄친아로 통하여 재수없는(?) 아이일런지 몰라도 엄마로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아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