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이사가던 날
안동꿈
2010. 5. 8. 17:22
♬ 이사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장독 뒤에 숨어서 하루를 울었고
탱자나무 꽃잎만 흔들었다네... ♪
이사를 하였다.
저런 노래의 낭만이 지금의 나에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이사하는 날 저 노래가 생각이 났다.
이사준비와 이사와 뒷정리. 그리고 이사하는 날 직장에 하루 연가를 내어 그 후유증으로 며칠 몸도 마음도 몹시 지쳤다.
이번 우리 이사가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집 장만하여서, 아파트 평수 늘려서, 아이들 학군 좋은대로 등등의 이사 사유와는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다. 개척교회를 하게 되었다. 교회와 사택수리 등으로 한 달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주위에 개척교회와 이사 이야기를 하였더니, 모두 염려스런 표정으로 응한다. 우린들 왜 염려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인생의 연한이 얼마일지 모르지만 편안하면 얼마나 편안하며, 물질의 풍요를 누린들 그 풍요로움이 얼마나 갈 것인가. 그것을 좇기보다는 주께서 우리에게 하고 오라고 이땅에 보내실 때 명령하신 그 일에 순종하려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다.
한 달여 기간동안 피아노, 페인트, 도배장판, 강대상, 화분, 의자 등으로 '저는 심부름만 할 뿐입니다'라며 겸손하게 헌신하신 분들에게 눈물나도록 고맙고 감사하다.
또한 그동안 남편의 책이 넘쳐서 늘 바닥에서부터 기둥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사하면서 이렇게 한 곳에 줄을 세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직 정리가 덜된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