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비가오니 채소도 잡초도 함께 무럭무럭
안동꿈
2010. 7. 4. 18:51
며칠 장마비가 계속 되었다. 옥상 텃밭에 심어놓은 채소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겠구나 혼자 흐뭇해하며 올라가 보았더니, 잡초도 저렇게 무성하게 자랐다.
"나 옥상에 올라가요"하며 올라간뒤 소식이 없자 남편이 뒤쫓아왔다. 남편을 보자마자 사진 좀 찍어주라고 하였더니, 사진을 찍으면서 제목을 붙이기를
" 개척교회 생활비 농사지어 충당 " 이라고 신문 사회면에나 나올법한 건조한 제목을 갖다 붙인다.
조그마한 텃밭이지만 풀을 뽑아내니 흙냄새와 풀냄새가 정말 향긋했다. 어릴때는 한번도 밭매면서 향긋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나이들어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풀을 매보니 어릴적 맡았던 풀냄새 흙냄새가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풀을 다뽑고 상추 한아름과 고추를 몇개 따서 저녁상에 올렸다. 나는 감격에 겨운데, 아이들은 시장에서 사온 채소랑 별 차이없는 반응이다. 향긋한 상추와 껍질이 얇고 아삭한 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모두들 이맛으로 조그마한 텃밭이라도 가꾸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