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강가 단상

인재개발원에서 다시 가을을 보다

안동꿈 2010. 10. 14. 21:29

"자기가 행복한가 불행한가를 곰상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여가를 갖는 데서부터 근심이 시작된다. 그런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비참하게 되기 위한 비결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생각으로 고민을 사지 말라. 손에 침을 바르고 바쁘게 돌아가자. 당신의 피는 뛸 것이며 마음은 시계처럼 정확히 전진하고 이러한 용솟음치는 적극적인 생명력이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근심을 몰아낼 것이다." 

 

오늘부터 이틀간 인재개발원에 교육을 가게 되었다. 평소와 다른 출근길로 버스 - 지하철 2호선-지하철 3호선-다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낙동강 너른 줄기가 지하철 너머로 모습을 나타내면 반대편 산 밑에 인재개발원이 있다. 서두에 언급한 것은 지하철을 1시간 가까이 타고 가게되어 가방에 주섬주섬 집어 넣은 책에서 본 구절로 버나드 쇼가 한 말이라고 한다. 큰 근심중에 있는 사람에게는 참 좋은 처방이 될 수 있겠다.

 

늘상 지나가는 출퇴근 길에는 그 배경들이 우리의 눈을 끌지 못한다. 벌써 단풍이 저리 들었는지 교육원 주변을 보고 놀랐다. 가을은 벌써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가을이 단풍으로 인해 새삼 정겹다.

 

일상을 벗어 난다는 것은 하늘도 한번 더 쳐다보게 되고 주변풍경도 한번 더 보게 하며 옆에 있는 사람들도 한번 더 살피게 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나를 한번 유심히 보게 만든다. 타성에 젖어 나를 만들고 있던 모든 습관과 생각들이 옳은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게 되는 교육은 관리자와 평직원이라는 직급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오히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어린 직원들이 감동을 주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조와 경쟁을 붙여 놓으니, 오십 넘은 계장님들도 아이같이 열을 내는 모습이 또한 웃음을 자아낸다. 휴식시간은 수강생들의 연령을 고려한 듯한 곡 선정의 뮤직비디오가 또한 우리를 즐겁게 하는데, 강사의 말인즉슨 강의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좌뇌를 너무 무리하게 쓰면 위험할 수도 있어 늘 우뇌를 자극하는 이런 처방을 해줘야 한단다.

 

이틀간의 각오를 적은 메모를 나무에 걸어 두도록 하였을 때 나는

" 이틀 동안 나에게 주목해 보려 한다" 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