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강가 단상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안동꿈 2010. 10. 30. 10:55

우리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싫어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구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생여정의 한가운데 서서 지나온 짧지 않은 시간들을 돌아보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경계선은 더없이 모호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특히 직장생활 중에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는 멀리서 볼 때는 항상 밝은 표정과 상냥한 인사로 더없이 선한 사람으로 인식되던 사람이 같은 부서 동료로 만나보니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절대로 손해보지 않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그 반대로 잘 모르는 관계에서는 쌀쌀맞은 인상이던 사람이 만나보니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도 많다. 누구는 전자를 좋아하는 사람편에 세워놓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후자를 좋은 사람 편에 두기도 할 것이다. 그들 중 누가 진정으로 착한 사람이고 누가 그렇지 못한 사람일까.

 

우리는 누구나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가족으로 살면서 이런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본다. 남들한테는 너무나 친절하고 자기의 간이라도 빼줄것 같이 하는 사람이 가장 가까운 가족한테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성질대로 하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가족사랑이라는 본능을 거스린 고귀한 행동이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

 

만약 어느 어머니가 시장 어귀에서 채소 나부랭이를 팔면서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자. 자신의 그날 매상에 따라 줄줄이 딸린 어린 자식들이 끼니를 때우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하자. 물건 사러 온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물건은 적게 주고 돈은 많이 받고자 용을 쓰며, 조금이라도 손해 안보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전적으로 나쁜 사람의 모습일까.

 

우리가 외형이라는 겉 껍질을 한꺼풀 벗기면 자신을 남에게 좋게 보이기 위하여 선을 가장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런 부분은 행동하는 당사자도 실상은 잘 알지 못하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이기심 때문일 수 있다.

 

현재 자신의 행동이 다소 이기적인 경향이 있더라도 자식이나 가족들을 위하여 자신의 요구를 주장할 때 그건 숭고한 일이 되기도 한다. 그런 미덕이 가장 요구되는 사람은 '어머니'라고 생각해 보았다. 자신은 남에게 선한 평가를 받지 못해도 개의치 않고 행동할 수 있는 것. 그것 또한  많은 자식사랑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과연 그럴 각오가 되어 있는가. 묻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