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또 하나의 새로운 우주
우리는 생활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을 한다. 특히 직장생활 중에서 나와 직접적이 연관이 없는 관계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알았다가 옆 동료나 같은 조직에 속하게 되면 묘한 적대관계로 변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해관계가 발생되고 서로 손해보지 않으려는 첨예한 대립관계가 되면 밤낮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서로를 괴롭힌다.
그 날카로운 생각은 비수가 되어 그 사람의 모든 생활과 생각과 말들을 장악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든지 그 사람을 비판하며 다른 건설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며 전진해 나가는 것이 어렵게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마음 속에 있을 때는 결코 한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가 없다.
사람은 하나의 우주라고 생각한다. 이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로 지음받았다. 우리가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한 사람의 인생밖에 살 수 없지만 또 다른 우주인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할 수 있다면 또 다른 우주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함으로 놓칠 수 있는 것을 누리게 됨으로서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은 긴 시간동안 함께 일했던 동료가 관리자로 승진하여 발령이 났다. 다소 페미니스트적인 기질의 나에게 그는 처음부터 매우 권위적으로 보였고, 동료이지만 나를 부하직원으로 여기는 듯한 태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당연히 부드럽지 못하였고 그리하여 그의 손에 쥐어진 이익과 권리들은 절대적으로 정당한 대상자인 나에게 넘겨지지 않았다. 내가 직접적으로 잘못을 지적했을 때에 그는 '미안하다. 착각했다'는 변명으로 응대했다. 그게 변명인지 진실이었는지 나는 가늠해 볼 생각을 않았고, 즉각적으로 변명이라고 확신해버렸다.
이제 그 모든 상황이 종료되는 시점이 되었다. 서로를 가두어 두었던 생각의 틀이 대부분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각자에게 들었던 것 같다. 그는 마지막 자리에서
" 잘 못챙겨줘서 미안합니다." 라고 했고,
한껏 취한 모습으로 나의 새로운 동료에게 '잘 챙겨줘야 한다. 안 그러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라.'를 반복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2년 동안 한 번도 보려고 하지 않았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지나간 일련의 사건들과 함께 떠올랐다. 내가 보지 못했고, 보았어도 눈감아 버린 그의 인간적인 면들...그렇게 못마땅하게 여기던 그에게도 장점이 있고, 인간적인 부분들이 있음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숨겨져 있을 보석같은 면들을 이젠 놓치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동료와의 마지막이 매끄러워서 다행이고, 그것으로 인해 다른 모든 사람에 대한 신뢰를 다시금 회복할 수 있어 더욱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우리의 눈에 선입견이 벗겨진다면 우리는 날마다 향기로운 꽃속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