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투덜이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

직장생활한지 20년을 넘어섰다.

과중한 업무에 허덕이며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많았고, 익숙한 업무에 타성이 붙어 요령을 피운 적도 없잖아 있었다. 함께 근무하는 동료와 마음이 맞아 직장생활이 즐거운 적도 있었고, 반대인 이유로 불편했던 기억도 있다. 업무의 성격에 따라 시기를 타는 업무가 있어서,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한가해지는 때가 오는 업무도 있고 늘 변함없는 업무도 있다.

 

우리 직장은 청렴을 이유로,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지 못하도록하여 여러 부서의 업무들을 두루 섭렵하게 된다. 대부분 새로운 업무를 맡게되면 그 업무에 익숙해지기까지 서툴어 실수도 하고 속도도 느리게 마련이다. 

 

인사이동이 있으면 어느 부서 어느 업무를 맡게 되느냐에 모두들 관심이 쏠린다. 인사가 예고되면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긴장하며 기다린다. 요즘은 힘이 실리는 부서, 힘이 실리는 업무라는 것이 예전만큼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더 관심이 많은 부분은 그 업무가 바쁘고 힘든지, 여유가 있고 쉬운지가 선호의 기준이 되는 것 같다.

 

힘든 일을 맡아서 밤낮과 휴일도 반납하며 일을 하다보면 주위에 느긋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고 슬슬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그때 나오게 되는 것이 불평이다. 그것이 내가 힘들다고 주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같아 보인다.

 

투덜거리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불평하면 '남들이 알아주겠지. 귀가 있으면 듣겠지.' 하는 마음으로 투덜거리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투덜거릴 때는 '저 일이 저렇게 바쁘구나. 힘이 드는구나' 라는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계속해서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면 '다른 사람은 저 일을 할때 아무 말없이 했는데, 저 사람은 힘들어 하는걸 보니 능력이 없는 사람이구나.'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힘든 업무를 묵묵히 해내며 힘들어하는 동료를 미련하다거나 바보같다거나, '누가 알아주냐, 얘기를 해야 알지' 하면서 섣불리 위로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작은 어려움도 알리려고 사명을 띠고(?) 투덜거리지만, 어떤 업무가 어렵고 바쁘고 힘이드는 업무인지는 다들 알고 있다.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투덜이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