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에서 관리자형인가 평직원형인가
직장생활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일 중에 하나가 자신이 만든 보고서를 상사가 특별한 목적도 없이 수정하는 일일 것이다. 조사를 바꾼다든가 띄어쓰기에 손을 덴다든가...특히 시일이 촉박한 일일 경우 그런 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으면 정말 속이 탄다.
직원이 올린 모든 문서를 중요도에 상관없이 마치 기안자 처럼 세밀히 살피는 관리자는 대부분 평직원이었을 때 꼼꼼하고 부지런하여 실수가 없어서 상사나 동료 직원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관리자가 되어도 그런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다간 일의 적기성에도 차질이 생기고, 직원들의 미움을 받기 일쑤다. 그리고 또 발생할 수 있는 폐해는 직원이 아무리 꼼꼼하게 챙긴다고 해도 상관이 수정할 부분을 찾아내다 보니, 어차피 수정할 거 챙겨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직원은 문서를 대충해서 작성하여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세세한 부분에 신경쓰는 상사는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보는 경우로 정작 중요한 일은 못 챙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얼마전 인사이동이 있었다. 같이 근무하던 직속 상관이 타 부서로 가게 되었다. 같이 근무하게될 그 부서 직원들이 전화를 하여 그 상사가 어떻냐고 난리다. 다소 인상이 날카롭고 냉정하게 보여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눈치였다.
"적당히 무관심하고, 적당히 챙기는 스타일."
이라고 대답해줬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는 직원에게
"지내보면 알게 돼. 아무튼 보기보다 괜찮은 분이야. 걱정 안해도 돼."
이 상사는 중요한 일은 챙기되, 작은 일은 직원이 알아서 하도록 그냥 넘어 간다. 아마 이 분은 평직원이었을 때 일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상사로부터나 아니면 일의 뒷수습하는 문제 등으로 힘든 시간들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상관이 되었을 때 전자와 후자중 직원들로부터 인정받는 능력있는 상사는 단연 후자이다. 물론 평직원일때는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고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직원들을 잘 리드해 나가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직장인들 중에 교본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 관리자의 네 가지 유형으로,
머리좋고 부지런한 상사, 머리좋고 게으른 상사, 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상사, 머리 나쁘고 게으른 상사.
이 중에 가장 모시기 좋은 상사는 머리좋고 게으른 사람, 가장 힘들게 하는 상사는 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것...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이야기이다.
자고로, 상관은 숲을 볼 줄 알고 중요한 부분을 챙기며 직원 개개인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