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친정엄마의 조건
안동꿈
2012. 7. 11. 07:30
'친정엄마' 는 시집간 후에야 부르는 이름이다.
친정은 시댁이 있는 사람에게 시댁과 구분하기 위해, 친정엄마는 시어머니와 구분하기 위해 생긴 말일 것이다.
나에게는 친정엄마라는 말은 낯설다.
왜냐하면 나에게 시댁이 생기기 전에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대부분 결혼한 딸에게 친정엄마는 된장, 고추장, 김치도 담아주고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들도 챙겨주는 주부 역할의 반 이상을 맡아주는 사람인 것 같다.
그것도 가장 질좋고 맛난 것들만 따로 챙겨 두었다가 준다.
내겐 무척 부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므로 나 스스로 해결한다.
훗날 나의 딸들에게는 그런 친정엄마가 되기 위해서...
그런데, 가끔 내게 그런 친정엄마 역할을 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
철마다 김치를 담으면 두어통 더 담아서 가져가라고 연락오고, 김치가지러 가면 김치만 챙겨놓은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좋은 것 따로 모아두었다가 보따리 보따리 담아주는 것이 꼭 친정엄마 같다.
다른 점이라면 받는 입장에서 미안하고 부담스럽고 어떻게 이 고마움을 갚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것.
김치 담그는 솜씨가 뛰어나 김치를 가져오는 날은 우리집 잔칫날이다.
옥상에서 키운 고추, 상추, 오이며 앞마당에서 캤다는 둥글레 볶은 것도 담아주신다.
오이지 담아서 무친 밑반찬이며, 다시마며 양파즙까지 보따리 보따리 챙겨주셨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줄을 세워서 이렇게 모델을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