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강가 단상

십여년 공무원생활 접고 보험 영업사원이 된 동료

안동꿈 2012. 9. 12. 07:30

호감가는 얼굴과 친절한 미소가 눈에 띄는 직원이었다. 

함께 근무하면서 편안하고 좋았다. 건축직으로 들어와 험한 민원, 험한 일을 많이 겪었다. 그것이 그녀가 딴 길을 선택한 이유는 아니었다. 남편과 대학때 만났고 건축 불경기가 오래되면서 남편은 정기적으로 수입을 갖다주지 못했다. 아이들은 커가고 혼자 벌어 빠듯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주위에서 보험 영업사원을 권유하는 얘기에 마음이 동했다. 그 일이야말로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일처럼 여겨졌다.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래도 그 직장에 매일 출근했다. 소속은 아니었지만 일터가 되었다. 동료였던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고객이 되었다.

 

그녀는 보험얘기는 될 수 있으면 안했다. 그저 근무중 잠시 머리를 식히려고 동료들과 담소 나누듯 얘기를 나누고 돌아가곤 했다. 직원들은 밝은 모습의 그와 얘기 나누는게 즐거웠다. 그러면서도 보험에 대해 궁금한건 그에게 물었다. 그때 그는 자연스럽게 보험을 소개했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보험을 들었다. 그는 짧은 기간중에 많은 실적을 올려 우수사원이 되었고 곧 보험설계사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다.

 요즘은 직장으로 찾아오는 그녀를 볼 수가 없다. 그녀의 용기있는 선택에 속으로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는 직원들도 많았다.

 

우리는 늘 다수의 의견을 진리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져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있게 사유하는 과정을 포기하고 남들이 생각하는대로 분류해 버리고 만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 자기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깊이 고민해 보지 않고 남들이 어떤 것을 가치있게 여기는지에 따라 인생을 결정하며 그럭저럭 살아간다. 거기에 행복도 없고 기쁨도 없고 마지못해 살아가지만 그게 인생이고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간다고 위로하면서...도전은 사전에나 있는 용어로 치부해 버리고 아주 가끔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저러한 동료 이야기에 마음이 잠시 요동치다가 곧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