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김치 담기

안동꿈 2013. 8. 26. 13:25

주말을 이용하여 4가지 종류의 김치를 담았다.

갑자기 이렇게 김치를 만들게 된 이유는 여름 휴가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휴가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 반찬 코너에 가니 집에서 잘 하기 어려운 고들빼기 김치와 무우말랭이 김치가 먹음직스러웠다. 조금만 사고 싶다고 얘기한 후 무게를 달았는데, 정말 주먹 만한 부피에 2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혀를 내두르며 마지못해 사서 나왔다.

 

마침 지리산 자락으로 휴가를 갔고, 5일장 중에서 전국에서 제일 크게 열린다는 구례 5일장이 열려 달려갔다. 가게마다 싱싱한 고들빼기가 나와 있었다.

나는 앞뒤 잴 것도 없이 4단을 샀다. 휴가 기간중에 숙소의 작은 냉장고에서 식구들 눈치를 받으며 안주인의 총애속에 꿋꿋이 2박3일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집에 오자마자 소금물에 삭혔다. 삭힐때 돌을 얹어야된다기에 지리산 자락 쌍계사 계곡에서 돌맹이도 잘 생긴 놈으로 2개 주워왔다.

 

그 깊은 사연의 구례 고들빼기가 드디어 지난 토요일 채색옷을 입는 날이었다.

먼저 참쌀풀을 쑤고, 조청을 사고, 집에 있던 액젓과 마늘, 생강을 준비하여 고들빼기 김치를 담았다.

 

찹쌀풀이 남았다. 찹쌀풀을 처리하기 위해서 부추, 무우말랭이, 오이까지 조금씩 사서 부추김치, 무우말랭이김치, 오이소박이를 휘리릭 해치웠다.

맛은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여러가지 김치를 이렇게 담았다는데 대해 스스로 대견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