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책읽기

독서의 시절

안동꿈 2016. 3. 5. 15:48

퇴원 후 집에 있으니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인가.


그래도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없고, 조용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이 뿐이니 어쩌랴. 소파에 책을 쌓아두고 읽고 있다. 최근에 읽다가 마무리한 책들과 며칠 사이에 읽은 책들이다.(파란색 글자는 책을 인용한 것이다.)



[래디컬 by 데이비드 플랫]

우리가 신실하게 걸어가고 있다고 믿는 이 믿음의 여정이 어쩌면 모두 헛된 믿음일지도 모른다. 우리 속에 세상적인 가치와 문화가 배어 있는 한. 주님은 지금의 우리를 보시고 우리 속에 있는 모든 믿음과 생각들을 모두 다 내어버리라고 하실 수도 있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 안간힘을 쓰며 추구하고 있는 목표들에 조금이라도 흠이 갈까봐 노심초사하며 위태롭게 걸어가는 이 걸음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주님께서 제시하신 진리를 정확하게 좇아가는 것이 진정한 믿음의 길이라는 걸 깨닫게 했다.

이 책은 그 엄청난 도전에 대한 생각을 품게 했고, 그로 인해 가슴이 뛰게 했다.


「오늘날 그리스도를 좇아가는 많은 이들이 비성경적일뿐 아니라 스스로 전파하는 복음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치관과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좌우간 선택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예수님이 친히 밝히신 대로 그분이 하나님이며 성경대로 주님의 약속에 한 점의 오류도 없음을 믿는다면, 예수님이 철저하게 외면하셨던 오늘날의 문화의 잣대들로 삶의 만족과 교회의 성공을 가늠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by 리 스트로벨]

여기에는 도저히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임한 하나님의 은혜의 증거가 9편 소개되고 있다. 짚더미에 숨어 있던 한국인 고아의 삶에, 한 번만 더 주사하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마약에 절어 살던 아마릴로의 10대 아이에게, 쓰레기통을 뒤져 피자 쪼가리를 먹던 라스베이거스의 흉악범 노숙인에게, 무기력하게 생을 허비하던 보스턴 유명 설교자의 아들에게.


한 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절실함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그 은혜의 현장들은 참으로 숨가쁘고 놀랍다.


아래, 남편의 간음 사실을 안 아내의 반응에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해준다.


「제 결론은 그리스도인들이 용서하고 싶은 일과 용서하기 싫은 일을 자기 마음대로 골라서는 안된다는 거였어요.

성경은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라'고 말합니다. 거기에는 어떤 빠져나갈 구멍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스도가 제 죄를 용서하신 것처럼 저도 브래드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했습니다. 우리가 계속 부부로 남게 될지는 저도 몰랐지만, 그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만은 알았습니다....

저는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헌신한 사람이었고, 그건 힘들 때라고 예외일 수는 없으니까요. 브래드와의 관계가 이미 틀어진 마당에 힘들다고 그분을 따르지 않아서 하나님과의 관계마저 나빠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인생수업 by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데이비드 케슬러]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잃게 되었을 때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우리 생명의 불이 꺼져가고 있는 것을 알 때 인생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고 바라는 것, 그것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다. 그것은 적어도 이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신화는 아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평생을 통해서도 알지 못한 그 인생의 가치를 시한부 인생을 통해 깨닫고 실천하고 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참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은 삶을 위하여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는가?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하고, 얼마를 벌고, 어떤 야망을 이루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그 모든 일을 한다 히더라도, 삶은 언제까지나 저쪽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의 인생 시계는 몇 시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by 폴 투르니에]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

이 책의 주제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등장인물로 살아간다. 우리의 경험과 환경으로부터 형성된 욕구와 목표들에 기초하여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강요한 등장인물 말이다.


그 등장인물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서 삶의 안전망을 겹겹이 확보하여 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안에서 참된 만족을 누리지 못하며 자신의 내면에서 비집고 올라오는 또 다른 나를 깨닫게 된다. 그 실체를 우리는 볼 수도 명확히 잡을 수도 없다. 그러나 뭔가 더 본질적이고 진짜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것을 폴 투르니에는 실제 인간이라고 한다.


실제 인간은 그 창조자가 그에게만 특별하게 준 독창적인 본질이 여러 환경과 경험가운데서 그 창조자와의 만남을 통해 터져나오는 발견과 변화의 순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것이 타자와의 진실한 대화를 통해서도 실제 인간은 언뜻언뜻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실제 인간이 본래의 창조물이라면, 등장인물은 관례화되고 자동화된 틀이다...

  실제 인간은 예측할 수도 없고 규명할 수도 없는 것으로, 건강한 몸에서나 병든 몸에서나 차별없이 나타날 수 있는 내적 경험이다. 실제 인간은 발육하는 씨앗과 같다. 밀의 낟알이 무엇인가? 그 낟알의 무게를 재고 크기를 측정한다고, 혹은 화학적으로 분석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한다고 밀의 낟알을 정의한 것이 아니다. 밀의 낟알에는 우리 눈에는 아직 보이지 않는 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실제 인간은 가능태로, 끊임없이 다시 활기를 띠고 삶이 새로 발현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삶의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