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꿈 2018. 2. 9. 07:00

우리는 한가지 일에 마음을 쏟는 것을 집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늘 우리는 한 두가지 일을 동시에 곧 잘 합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인지 오히려 한가지 일만 할 때는 심심하기도 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며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간단한 반찬 재료를 손질하는 등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할 때가 많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청소하는 일 정도는 두 가지 일의 축에도 끼지 못하겠지요. 요즘은 스마트폰을 지니고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플러스 다른 어떤 일'의 생활공식에 길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결코 우리의 짐작만큼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활동들은 악한 동기가 아닌 한 신성한 것입니다. 그 각각의 활동에 온전히 집중한다고 하면 그 자체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고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창조주께서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추운 퇴근 길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재래시장을 지날 때  장을 봐서 가야겠다 싶어 중간에 내려서 장을 봤습니다. 다시 버스를 탈까 하다가 그냥 걷기로 하였지요. 춥기도 하고 갈 길도 아득하여 망설여졌지만 천천히 한걸음씩 옮기면서 그 걸음에 온전히 집중하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추위도 잊고 어느 틈엔가 집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걷기에 집중할 때 그 걷기가 주는 순수한 어떤 미덕이 몸과 마음에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로 늘 분주하여 휴식할 틈이 없다가 그 한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에 휴식과 회복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체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잊어버리고 자꾸만 습관적으로 두 가지 일을 한번에 하려고 합니다. 또한 머리를 굴린답시고 과거와 미래의 복잡한 생각들로 머릿 속을 채우기도 합니다.

오늘도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최선을 다 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