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늘 그리고
한여름 무더위가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는 날들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쓰러져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맑은 하늘이다. 마치 가을 한자락 떼어다 놓은 듯하다.
주일의 모든 예배와 순서를 다 마치고 돌아와 앉은 집엔 평화와 휴식이 가득하다. 주중에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일도 꽤 평화롭고 즐거운 일이다.
커피가 떨어져 볶기로 했다. 집안이 너무 더워질까봐 오븐을 복도에 내어놓고 창문을 다 열었다. 간이의자도 하나 갖다 놓고 읽던 책도 올려놓았다. 생두를 넣고 180도에서 15분 정도 말리다가 240도에서 20분 정도 가끔씩 저어가면서 볶으면 완성된다. 늘 예가체프와 수프리모를 반반 섞어서 볶는다. 요즘은 웬만큼 사서 먹는 커피보다 맛이 좋다.
책을 읽다가 커피를 젓다가 창문 밖으로 하늘을 쳐다본다.
읽고 있는 책은 시아버지께서 가져다준 아시는 분의 간증집이다.
요즘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일이 떠오른다. 내게 무척 유익한 것 같지만, 주님 앞에서 그것이 진실로 내게 유익인지를 생각해야 했다. 주님이 내게 주신 것인지 아닌지가 나는 제일 궁금하다. 그 결말이 주님께 영광이 되지 않는다면 내게 일어나지 않아야 옳을 것이다. 나에게는 기쁨이지만 주님께는 영광이 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결국 그것은 나의 기쁨일 수 없을 것이다 . 그리고 나는 매번 결심한다. 내게 그 일이 마음속에 떠오를 때마다 주님보다 그 일이 더 자주 생각되어져서는 안된다고. 나는 의지적으로 그 일보다 주님을 더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이 일이 주님의 완벽한 계획안에 있다면 내가 그 결과로 인하여 염려하는 모든 일도 주님께서 완전하게 처리해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 내게 주시기로 계획하신 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