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꿈 2020. 2. 22. 10:57

 

 

점심시간에 재래시장을 지나다가 채소가게마다 늘어선 봄나물들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봄이 벌써 이렇게 완연한데 식구들에게 상큼한 봄나물 한번 챙겨주지 못한게 떠올랐다. 초벌부추와 몰을 사고 쑥봉다리는 들었다가 놓았다. 같이 간 팀장과 까만 시장봉다리를 하나씩 들고 기분좋게 돌아왔다.

 

그날 저녁에 곤드레를 물에 불려 삶아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곤드레밥을 지었다. 귀한 초벌부추를 무쳐내고 무우는 채썰어 몰과 함께 무쳐 봄밥상을 차렸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을 생각에 모든 어두운 생각들이 다 가라앉았다.

 

난리통 세상중에 계절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 계절이 내놓은 보석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몫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