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나

폭염, 여름 그리고

안동꿈 2023. 8. 6. 21:30

한번 발효된 폭염경보가 자리를 차지하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휴가 안가냐' 는 안부인사가 난무하지만 폭염때는 사무실이 최고다.

출근도 고달픈 면은 있다. 뚜벅이인 나는 버스, 지하철, 도보를 두루 거쳐야 한다.
잠시 걸어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 환승 후 십 분쯤 걸어 사무실에 도착한다. 버스 타기전 땀에 젖고 버스 타면 마른다. 지하철 환승하기 위해 좀 걸으면 또 젖고 지하철 타면 다시 마른다. 지하철을 내려 십 분쯤 걸으면 속옷이 거의 다 젖는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크게 땀 흘릴 일은 없다.

아침마다 집을 나서며 땀 흘릴 일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시원한 곳에서 곧 마를 걸 알기에 참을 수 있다. 폭염으로 온 땅이 펄펄 끓지만 이 무더위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가라앉을걸 알기에 우리는 견뎌낸다.

오늘 저녁은 서쪽 하늘이 붉다. 가을이 되면 하늘은 더 높고 푸를 것이고, 노을은 더 매력적일 것이다. 여름이 뜨거울수록 가을이 더 설렌다. 이미 오기로 되어 있는걸 설레며 기다리는 일은 참 행복한 일이다.

가을이 오면
폭염에 잠시 멈췼던 걷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