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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책읽기

소크라테스의 변명...by 플라톤

안동꿈 2013. 6. 10. 08:41

 


소크라테스의 변명

저자
플라톤 지음
출판사
문예출판사 | 1999-02-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의 영혼이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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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 뿐입니다."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우리는 그가 위대하다는걸 수 없이 많이 들었지만 왜 위대한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는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마흔도 중반을 넘어선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소크라테스를 읽었다.

막연히 어려울 거라는 생각때문에 쉽게 책을 잡지 않았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저서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

그에 관한 모든 저서는 제자인 플라톤이 스승과 함께 지내면서 듣고 보고 배운 바를 기록한 것이다.

 

수사능변으로 대중을 선동하며 신기한 지식을 팔아 치부를 하는, 진리에 대한 신념도 진리 발굴의 용기도 없는 소피스트가 환영받고 주도하던 혼탁한 시대에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내면성에 깊은 신뢰를 갖고 인간 속에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이성과 양심이 있음을 보고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 그에게 진리를 목말라  하는 수 많은 자들, 수 많은 젊은이들, 아테네 권세가의 자제들이 그를 따랐다.

 

그것을 그냥 두고 볼 리 없는 소피스트들이 그를 질투하여 고발하게 되었다. 고발의 내용인 즉 '젊은이를 선동하고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변명」을 통해 법정에서 그를 고소한 멜레토스와 대화를 하면서 멜레토스가 정작 젊은이들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으며, 신을 믿지 않는다는 그 말이 왜 오류인지를 밝혀 나간다.

 

그리고 크리톤」은 무죄한 소크라테스가 감옥에서 죽는 것은 부당하며 그가 살아서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며 탈옥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무고한 몸으로 피해자로서 떠나가는 것이지 악행을 한 사람으로 떠나가는 것은 아니며 악을 악으로 갚고 손해는 손해로 갚으면서 법률과의 약속과 동의를 파기하고 내가 조금도 해를 끼쳐서는 안되는 모든 것, 곧 나 자신, 나의 친구, 나의 나라 그리고 이 나라의 법률에 해를 끼쳐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도리어 크리톤을 설득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는 그의 철학을 보게 된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감옥에서 독약을 마시던 그날 하루 동안의 일을 에케크라테스에게 전해준다. 그날 소크라테스는 조금도 두려운 빛을 나타내지 않고 그의 말이나 태도는 고상하고 정중해서 파이돈은 그가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의 영혼 불멸의 신념과 엄숙한 임종은 우리들로 하여금 인간에 대하여 다시금 숙고하게 만든다.

 

오늘날 우리는 처세술을 마치 철학인양 붙들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한낱 자신의 목숨을 더 이어가고 자신의 삶을 더 편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에 불과한 것이며 한참 낮은 단계의 철학의 모습인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참된 것, 진리를 위해 죽음까지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볼 때 인간의 삶이 어디까지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며, 인간의 목적은 무엇인지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진리로 믿는 바를 행동으로 실행하는 지성인이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행동하는 지성인'은 그야말로 진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는 소크라테스외에 누구에게 이 별명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이 여름의 초입에 소크라테스를 만난 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진리는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천재나 성자는 그 시대에 환영받지 못했고 오히려 죽임을 당하기까지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 정도로 그들은 현재만이 아닌 영원을 현재에 실현시키고자 하는 삶...현세에만 국한된 삶을 사는인간에게는 받아들이기 너무나 어려운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