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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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와 질문들

우연히 유튜브에서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하여 인터뷰하는 김애란 작가를 보게 되었다. 나는 이 작가의 책중에 "두근두근 내인생"을 읽은듯 한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손석희씨의 질문에 답하는 걸 보면서 김애란 작가가 언어를 매우 자유롭게, 한계없이 사용한다고 느꼈다. 또한 이 인터뷰를 통해서 아나운서와 작가의 언어 사용의 명확한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작가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에 절대로 갇히지 않는다. 아주 단순한 개념 조차도 자신만의 독특하면서도 명확한 실체를 설명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왜냐하면 작가는 언어를 통해 창조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서는 자신의 세계, 개념, 현상들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다.아나운서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저녁강가 단상 2026.04.28

딸의 결혼

내 나이 스물여섯에 결혼하였다. 쉰여덟인 지금, 두 딸은 서른셋과 서른이다. 딸들이 서른이 다되도록 결혼 얘기가 없어 걱정도 했다. 어느날 둘째가 결혼하겠다고 한다. 언니가 먼저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모두가 그건 구닥다리 생각이라 한다. 곧장 마음을 바꾸어 먹었다.4월 11일 결혼날짜가 정해지고,살 집을 마련하고, 살림도 준비하고, 예식장도 잡고, 사진도 찍고, 청첩장도 둘이서 만든다.이 모든 일들이 내손을 거쳐간 건 거의 없다. 나는 장모될 마음, 딸 보낼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처음하는 일에 미숙한 티가 많이 난다.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탓이리라. 우리는 모두 미숙한 채 인생의 중요한 일들을 만나고 보낸다. 각자의 속내를 다 알 수 없는 우리는 남들은..

직장 회식문화

우리나라 직장 회식문화는 대부분 술로써 마음을 표현하며 소통하는 것 같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든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든 술이 매개가 되지 않으면 분위기를 띄울 방법이 없는듯 보인다.어제는 직원 인사이동 후 저녁회식을 하였다. 나는 전혀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부서장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도 술을 거의 시키지 않는다. 나에게 맞추는 것 같았다. 그런데 부서장은 자리를 옮겨가며 직원들을 고루 격려하는게 회식자리에서 중요한 역할일텐데 술병을 앞세우지 않고는 그게 쉽지 않았다. 직원들은 '술많이 안먹어서 좋다'고 나에게 위로를 건네지만, 그런 냉랭한 분위기까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직원들과만 대화하면서 회식을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누워서도 계속 마음이 편치 않았다..

블로그에 소홀하게 된 이유

10여 년 전 블로그를 시작한 후 한동안 매우 신이 나서 열정적으로 글을 썼다. 그 기간이 꽤 길었다. 늘 머리속에는 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이 인식되면 생각을 발전시켜 한편의 글로 완성시키려는 갈망이 늘 나를 이끌어 갔다.그러면서도 나의 일상과 일은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한편의 글이 마무리되면 급히 다음글을 구상하면서 매일 더 촘촘하게 엮어져 가는 삶에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그러던 어느날, 나의 이 삶의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바른가? 싶었다. 내 머릿속이 늘 나와 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한게 과연 옳은가? 나의 생각속에 하나님은 계시지 않고 온통 나로 가득차 있는 건 바른 신앙인의 삶이 아니지 않을까? 그 자각은 글쓰기에 대한 불길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선 내가 할일은 글에 대..

오늘은 나에게 해줄 말이 있다.

직장인으로서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가면 저절로 자격이 갖추어 지는게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여태까지 실무하면서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 이젠 좀 여유를 가져보자고 생각했다간 어림없다는걸 배운다. 지금까지와 같이 최선을 다하여 나의 역할을 준비하고 처리하지 않으면 그 빈 공간은 회한으로 채워야 할 수도 있다.한 조직의 장으로서 부지런히 주변을 살피고 격려할 부분과 위로할 부분을 챙겨야 한다. 내가 욕먹지 않기 위해서나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닌 조직을 원만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그리한 후에도 인간인지라 실수가 있고 돌아보아 후회가 남는 때에는 마음을 단단히 붙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앞의 모든 것보다 더욱 필요한 나의 역할이다. 부서지지 않는 마음,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계속하여 나..

동장이 되고

1991년 10월 9일 임용되었다. 2025년 7월 1일, 5급 사무관이 되었다.물리적인 가장 큰 차이점은 나만의 방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동료들과 사무실을 공유하였는데, 근무중 대부분의 시간을 나만의 공간에서 보낸다. 엄청난 자유다. 아침에 출근하여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시고, 스트레칭을 한다. 이전과 동일한 루틴이다.내 방이 없을 때는 커피 내려 마시는 것도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급히 내렸고 스트레칭은 사람이 없는 공간을 찾아 창고에서 비좁게 했다. 지금은 일하다가 어깨가 뻐근하거나 허리가 묵직하면 벌떡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기도 한다. 직원들과 한 공간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내 방에는 컴퓨터, 프린터, 전화기, 책상, 의자, 서랍장, 책장, 옷장, 7인용 테이블과 의자세트..

고전이 답했다(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by 고명환

우리가 알던 개그맨 고명환은 어떻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까?그의 책에서 여러번 언급했듯이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삶의 길이 막혔을 때에야 삶에 대한 참된 안목이 열린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는 큰 사고로 죽음을 앞둔 병실에서 할 수 있는게 책읽는 것밖에 없었다. 그때 읽은 수많은 고전을 통해 그는 진정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자신을 구원한 이 비밀을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알기를 원했다. 책 표지의 내지에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독자 여러분께 고전의 유익함을 알려드리고 싶어 이 책을 썼는데 그 유익함의 혜택을 내가 가장 많이 받았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 나는 누구인가'나는 진짜..

즐거운책읽기 2025.03.12

고향친구

작년 12월 친정 조카 결혼식에 갔다가 어릴적 고향친구들과 연락이 닿았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살던 동네는 댐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살수있도록 새고향을 옮겨 마련해 주었지만 우리집은 아버지를 따라 부산으로 오게 되었다. 학교다니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키우며 정신없이 사느라 옛날 생각은 지우며 살았었다. 그후 세월이 지났으니 친구들도 전국에 다 흩어져 살고 있었다. 쉰을 넘기고 좀 여유가 생기니 연락 닿는 친구들 하나둘 불러들여 여남은 정도 단체 카톡에 모여있었다. 40년 만에 마주친 친구들은 그야마로 쉰을 넘긴 중년일 뿐이었다. 그 얼굴에서 숨은 그림 찾듯 어릴적 모습을 찾아내려 애썼다. 친구들 못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겠구나 돌아봐졌다. 그중에 한 남자 동기는 ..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

꽤 오래 전 일이다. 직장의 옆 부서 신입 직원의 아버지가 직장에 찾아와서 딸에게 너무 많은 업무를 주어서 딸이 힘들어 견딜수 없다고 부서장과 부서 직원들에게 난리를 부리고 갔다는 소문이 온 직장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직원들은 모두 '그 직원이 누구냐, 어떻게 된 상황이냐, 더러는 다 큰 성인이 얼마나 모자라면 부모가 직장에 찾아오게 하냐' 등 한동안 꽤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아침에 나는 좋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문득 오래 전 이 사건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우리가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기를 구할때 직접 개입하지 않으시는것 같다. 또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시지 않으실 때가 많다. 우리 인생은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된다고 행복해지는게 아니라는걸 하나님은 아신다.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은..

작은 신앙고백 2024.10.23

그의 빛 안에 살면

교회 여성 중창단에서 주일 특송을 알려왔다. "그의 빛 안에 살면" 이었다. 언젠가 나도 부지런히 화음도 외우고 가사도 외워 부른 기억이 있는 곡이다. 음은 기억나는데 가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 보았다. 가사가 나에게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는 죽은 가사였다면 지금은 완전히 살아있는 가사였다. '그의 빛 안에 살면 갈 길 인도하시리. 주의 눈 내 일생을 지키시리 늘 지키시리 죽음의 골짜기도 주의 손 굳게 잡고 담대하게 나아가면 밝은 아침 보게 되리. 엎드려 기도하면 주님이 들으시리 모든 것 협력하여 선하게 이뤄주시리라. 내 곁에 주 계시니 두려움 전혀없네. 주님 날 사랑하니 세상이 감당못하네.' 감동된 구절 위주로 대략 적어 보았다. 청소하며, 식사 준비하며, 길을 걸으며..

작은 신앙고백 202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