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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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책읽기

그리스도인이 체험하는 삶의 비밀 by 한나 W. 스미스

안동꿈 2015. 1. 14. 08:43

한가한 주일 저녁, 남편 서재에서 한참 책을 고르고 있었다. 남편도 이것저것 추천해 주고 있던 중 눈에 급히 들어온 책이 한나 스미스의 '그리스도인이 체험하는 삶의 비밀' 이라는 책이었다. 저자 서문을 두어줄 읽다가, '두란노 고전 영성시리즈'라는 타이틀을 발견했고, 남편에게 시리즈의 나머지 책도 모두 구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이 책은 처음부터 나에게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어떤 이는 손해 보는 것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인내하는 삶이라고도 하고, 고난의 삶이라고도 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세상의 복을 누리는 것이라는 자들도 있고, 어떤 이는 그 세속의 복을 손가락질 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나도 때때로 그 범주 안에서 오갔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내가 깨달은 그리스도인의 삶은 완전히 다른 삶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온 우주를 하나님께서 지으셨다. 그리고 우리도 하나님께서 지으셨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서 가장 온전하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갖고 계신다. 아니, 그분만이 갖고 계신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기에 좋은대로, 또 많은 사람들이 사는 대로 살아간다. 그것은 하나님의 방법과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완전히 대치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죄로 인해 처음 지어진 형상이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하나님의 방법을 따를 때 그때부터 우리의 참된 삶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에게 지금, 이 현실의 상황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한나는 그 방법을 여기서 상세하게 가르쳐 준다. 하나님의 법을 따를 수 있는 방법, 그리하여 저 세상에서가 아니라, 여기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그 비밀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그의 이야기는 생생한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한절씩 읽어갈 때 가슴이 뛰었고, 나에게도 충분히 실천 가능해 보였다. 그 감격이 눈물로 흐를 때가 여러번 있었고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조용한 감사를 올려드릴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머리를 주억이게 한 그의 구절들을 옮겨 본다.

 

시력처럼 믿음도 그 대상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시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눈을 감고 눈꺼풀 안쪽을 들여다 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듯 우리 내면에서 믿음을 찾으려 해봐야 자신에게 믿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수가 없다. 시력이 보는 것일 뿐이듯이 믿음도 믿는 것일 뿐이다. 가치는 당신의 믿음 자체가 아니라 믿는 대상에 있다.

 

페넬롱은 "순전한 신앙은 의지 안에만 거한다"고 했다. 그말은 의지가 인간 자아를 지배하는 세력이므로 의지가 바로 되어 있으면 인간의 나머지 모든 부분은 조화를 이루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내가 말하는 의지란 인간의 소원이나 심지어 의도도 아니다. 의지는 선택, 결정 능력이다.

감정은 우리 것이고 우리가 견디고 즐기는 것이지만, 감정이 곧 우리는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소유하신다면 그분이 들어가실 곳은 이 중추적인 의지 내지 성격이다.

 

요즘 우리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감정으로 이해하지만, 성경 전체를 통틀어 마음과 관련된 표현들의 의미는 감정이 아니다, 그 의미는 의지, 인간의 인격, 인간의 중심된 자아다. 하나님이 인간을 대하시는 목표는 이 '나'가 그분께 넘겨지고 이 중추적 삶이 그분의 전적인 통치에 맡겨지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 아니라 바로 인간 자신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모든 일이 직접 아버지의 손에서 온다. 표면상의 주관자가 누구이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다른 원인이란 없다.

 

성장하려고 고민할 게 아니라 성장하는 생명이 당신에게 확실히 있게 하라. 포도나무 안에 거하라. 그분의 생명이 당신 영의 모든 혈관을 타고 흐르게 하라. 당신 안에서 그분의 선하시고 기쁘신 뜻을 다 이루시는 놀라운 능력, 생명을 주시는 그 능력 앞에 장애물을 두지 말라.

 

유혹에 대하여 우리가 범하는 큰 과오가 또 있다. 유혹과 싸우는 데 보낸 모든 시간을 손해로 보는 생각이다. 워낙 유혹에 에워싸여 있다보니 몇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진전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혹이 아예 없는 시간보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하나님을 훨씬 더 진실하게 섬긴 경우가 많다.

유혹은 마귀의 분노인데 그 대상은 사실 우리라기보다 하나님이다. 그는 우리 구주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를 이김으로써 우리 구주께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고 그분의 뜻과 목적에 하나 되고 그분이 행하신 대로 행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연합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사는 곳도 아니고, 국적도 아니고, 민족의 풍습도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내적 성품과 인격이고, 영적 삶의 내적 능력이다.

외부의 삶에서는 환경이 사람을 왕으로 만들지만, 이 감춰진 삶에서는 사람이 환경을 다스리는 왕이 된다.

 

그분을 떠나서는 단 한순간도 살지 말고 단 한 가지 행위도 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 영혼의 습관으로 굳어질 때까지 꾸준히 그리하라. 그러면 생명으로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의 지속적인 임재 안에서 당신 영혼의 갈망들이 채워지는 것을 조만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처해 있는 모든 상황 가운데서 그분의 분주한 손을 볼 수 있을 때, 내게 다가 오는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도 하나님의 허락하심 안에 있으며, 그분은 나를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고 계시다는 인식은 나를 얼마나 여유있게 하는가. 얼마나 평안하게 하는가. 나는 아직도 연습이 필요하다. 한나의 말대로 영혼의 습관으로 굳어질때까지 계속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