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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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리고 나

상반기 업무평가로 3억 시상금 받다

안동꿈 2010. 9. 2. 21:45

 8월 마지막날 상반기 업무에 대한 행정안전부 평가 결과가 내려왔다. 우리구는 우수구로 3억원의 시상금을 받게 되었다.

 

올해 1월부터 부서를 옮겨 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휴일도 없이 늘 밤 11시가 다 되어 퇴근했었다. 가끔 혼자 남아서 밥을 먹을때 서글픈 생각에 눈물도 나고, 무엇보다도 가슴을 아프게 한 건 남편과 아이들이 나때문에 같이 고생한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일에 떠밀려서 정신없이 지내다가도 버스안에서나 길을 갈때나 돌아보면 내 모양이 처량하고 서글프고 아이들은 또 무슨 고생인가 억울한 마음이 마구 솟구치고 그랬다.

 

사람들은 좋은 말로 '일복'이 많다고들 하지만, 혼자 끙끙거리며 가족들까지 희생시켜가며 일을 하고나면 나의 후임자로 오는 사람들은 내 일을 두사람이서 나누어 하는 것을 보곤했다. 그땐 그러려니 하며 지나가도, 이렇게 또 많은 일로 고생할때면 그간 겪어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내가 참 바보 같기도하고, 억울한 생각이 밀려드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그간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다들 축하해주니 고맙기도 다행이기도 하다. 서울 정부중앙청사에 표창을 받으러 올라가게 되는데, 같이 이 일을 한 고참 직원이 구청장을 수행하여 갔다왔다. 나는 표창 받는 기쁨은 뒤로 하고서라도 서울 사는 오랜 친구 둘을 만나기를 학수고대 하던터라 가게되면 핑계삼아 얼굴이나 볼 수 있으려나 하였더니... 서울 구경 참 어렵다.

 

그리고 이 큰 시상금 3억원은 10원도 나를 위해서는 쓸 수 없고, 이 시상금 자체가 또하나의 일거리다. 그래서 시상금이라는 말보다 상사업비라는 말을 한다. 이 금액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시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벌이고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니, 우리구를 위해서는 더없이 좋은 일인 것이다.

 

이번 이 평가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자치단체들이 많은 서울경기 지역은 전혀 표창을 못받고 우리 지역에서는 두세 곳이나 수상을 한 것을 보고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다. 옛날에 가난한집 아이들이 더 악착같이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어 가난한 부모님의 큰 위안이 되었던 것처럼 재정여건이 넉넉한 자치단체들이야 이런 시상금이 큰 의미가 없겠지만 재정 여건이 열악한 곳은 이런 기회를 악착같이 잡게 되는가보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