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가족 그리고 나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안동꿈 2011. 10. 4. 08:00

남편은 왼손잡이, 나는 오른손잡이다. 남편은 왼손잡이면서도 유일하게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글쓰는 것인데, 그 글씨는 마치 인쇄를 한 것처럼 반듯하다. 오른손잡이인 내가 쓴 글씨는 거기에 비하면 마치 왼손으로 쓴 것처럼 못났다. 남편이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의 눈물겨운 훈련을 아직도 회고하곤 한다. 오른손으로 글을 쓰게하기 위해 왼손에 붕대를 감아놓고 지켜보며 악착같이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남편은 왼손잡이라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 보인다. 가끔 많은 식구들이 식사를 할 때 가장 왼편에 앉으므로 오른손잡이와 식사때 부딪히지 않으려고 신경쓰는 것 외에는...

 

나는 지독한 오른손잡이다. 이 말에 어패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끔 전화통화를 할때도 부득불 왼쪽 귀에 수화기를 대고 통화를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땐 상대방의 말뜻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있을 정도다. 왼손잡이가 머리가 더 좋으니, 그렇지 않느니 하면서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너무 한쪽만 집중해서 사용하면 몸의 균형이 맞지 않을것 같아, 생활하면서 아주 정교한 일이 아니면 왼손을 사용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그러나 그 능률은 5분의 1도 안될 것 같다. 답답하여 다시 오른손으로 바꿔버리곤 한다.

 

최근 남편과 나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남편은 오른쪽, 나는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왔다. 남편이 먼저 정형외과에 가서는 '테니스 엘보'라는 진단을 받아왔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관절에 이상이 생겨 통증을 느끼는 경우로 테니스 선수들에게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무리하게 팔을 반복 사용함으로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우리는 잘 쓰지 않는 팔에 통증을 느낀다는 것인데, 그것은 자주 쓰는 팔은 근육이 생겨 웬만한 무리에도 견디는데 자주 쓰지 않는 팔은 근육이 없어 조금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무리를 하여도 이렇게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결국 한쪽 손만 무리하게 사용함으로서 우려하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면 몸이 균형있게 유지되겠지만, 평소 생활 중에 균형있는 몸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든지 왼손잡이든지, 오른손잡이다. 평소 생활에서는 편리함을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고, 그러면 자신이 주로 쓰는 팔이나 몸의 근육이 발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땐 그런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지만 나이가 들면서 누적된 생활습관이 이렇게 불편함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