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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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리고 나

어른들의 가을운동회, 철마 한우불고기축제

안동꿈 2011. 10. 3. 21:28

아버님이 어제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시면서 '내일 점심은 철마에 소고기국밥 먹으러 가자'고 하셨다. 철마 한우불고기축제가 9월 30일부터 10월 3일 오늘까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기간중인 두 딸은 학교로, 독서실로 가고 점심때쯤 남편과 둘이서 정관에 계신 부모님께 갔다. 정관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이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중임을 보여주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축제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곳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국밥을 먹기위해서는 먼저 표를 구입해서 국밥 받는 곳에서 식사를 받아 자리를 잡고 먹어야 하는데 이 세 곳 모두 줄을 서야했다. 물론 불고기를 먹는 곳도 표사고, 고기 받고, 자리잡아 먹기위해서는 적어도 100미터 남짓 늘어선 줄을 거쳐야 받을 수 있었다. 먹거리뿐 아니라, 볼거리, 체험거리, 각종 농산물 해산물들 판매장이 그득했다.

 

작년까지는 철마한우축제가 상인들이 각각 장소를 마련하여 고기도 팔고 국밥도 끓여 판매를 하였는데, 올해는 추진위원회에서 통일되게 국밥과 고기를 한 곳에 모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도 와 보신 부모님이 작년보다 맛도 좋고, 저렴하고 훨씬 좋다고 하셨다.

 

지역축제의 성공 여부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느냐에 달려있다. 각 자치단체마다 특색있는 지역축제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기위해 무척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의 자치구래봐야 특색이 있을 게 없고, 한번 시작한 지역축제를 유지하려니 사람 동원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가끔 이렇게 지역특산물이나 천혜의 자연경관이 있어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요즘은 먹고 살기에 급급한 시절도 아닌데, 지역축제마다 문화행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이렇게 먹거리 축제에는 유달리 사람들이 들끓는다. 늘 같은 음식에 식상한 사람들이 뭔가 색다른 먹거리를 찾게 되고 그런 사람들의 요구와 이 축제의 컨셉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우리는 길게 줄을 서서 국밥과 수육을 사서 먹고, 한우를 비롯하여 버섯, 다시마, 밤, 상추 등 두 손 가득 시장을 봐서 돌아왔다. 일흔의 부모님도 마치 가을운동회에 간 아이들처럼 신이나셔서 시간가는줄 몰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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