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고향 안동에서는 잔치에 가장 인기있는 음식이 잡채였다. 어린 우리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얻어먹고 싶어 부엌 근처를 기웃거리며 눈치를 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잡채였다. 요즘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때 잡채를 하곤 하는데, 어릴때 먹던 맛이 나질 않는다. 솜씨 탓인지, 입맛이 변한건지 아니면 희소가치가 떨어져서인지 잘 모르겠다.
시부모님은 나의 잡채 솜씨를 칭찬하시지만 어릴때 먹던 그 잡채 맛을 찾는 나의 입맛에는 늘 부족하여 그걸 찾으려고 나름대로 노력도 하곤했다. 주위 사람들중에 음식 솜씨가 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잡채 만드는 방법을 물어보고 기억했다가 꼭 실습을 해 봤다. 여기에 몇 가지 방법을 적어본다.
집에 고기가 없어서 어묵으로 구색을 갖춘,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만든 내 방식의 잡채
[우선 내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① 갖가지 야채와 재료를 채썰어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며 올리브유에 볶아둔다(당근, 돼지고기, 양파, 파프리카, 버섯 등).
②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적당하게 자른다.
③ 당면은 삶아서 적당하게 잘라서 간장, 참기름, 매실액을 넣어 볶아둔다.
④ 위의 재료를 큰 볼에 넣고 깨소금, 참기름으로 버무려 내면 된다.
[담백한 방법]
① 갖가지 야채를 채썰어 둔다.
② 시금치는 깨끗하게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③ 당면은 삶아서 잘라둔다.
④ 위의 재료를 모두 냄비에 넣고 물을 조금 넣어 함께 익힌다. 적당하게 익었을때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으로 색깔과 맛을 내면서 볶는다.
[또 다른 방법]
① 갖가지 야채를 채썰어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야채를 넣어 간장으로 색깔을 내면서 볶아둔다.
②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소금, 참기름으로 무친다.
③ 당면은 삶아 적당하게 잘라서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간장으로 색깔을 내면서 볶는다.
④ 위의 재료들을 볼에 넣고 섞어서 통깨를 뿌려 낸다.
그런데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봐도 내가 하던 기본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이 맛이 제일 나았다.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내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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