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누가 밭에서 뿌리채 뽑아온 돌나물을 함께 다듬고서 남은 뿌리와 못 먹는 부분들을 어디에 버릴까 생각하다가 옥상 텃밭에 흩어 놓았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나물이 쑥쑥 올라왔다. 뽑아내고 다른 채소들을 심고 싶은데, 아무리 뽑아내도 자꾸만 영역을 확장하여 올라오는 통에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냥 포기하고 다른 편 텃밭에 조금씩 채소를 길러 먹었었다.
요 며칠 날씨가 따뜻하여 텃밭에 채소 모종을 좀 사서 심어볼까 하는 생각에 옥상에 올라가 보았더니 그야말로 돌나물이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히 들어차 있었다. 마치 밀림지대의 사람 생명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식물이 생각났다. 내가 왜 그때 생각없이 돌나물 뿌리를 옥상에 뿌려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 후회가 되었다.
옥상엔 기역자로 텃밭이 만들어져 있다. 다행히 한 편은 돌나물이 근접을 하지 않았다. 거기에 채소를 조금씩 길러 먹기로 하고 돌나물 있는 곳은 돌나물 밭이라 부르며 그냥 버려둬야 할 것 같다. 너무 생명력이 왕성하여 공간이 비좁으면 더 센 놈들이 살아남을 것이고 살아남은 놈들만 뽑아 먹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남들은 일부러 사서 먹는다 싶어 손에 잡히는 대로 뜯어서 바가지에 담아왔다. 지난 겨울에 심어놓은 쪽파도 겨울을 이기고 뽑아먹을 만큼은 되어서 함께 뽑아와서 다듬었다.
깨끗하게 씻어 잔파도 송송썰어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저녁상에 올리니 모두들 좋아한다. 요즘 하우스에서 자라 키만 크고 싱거운 돌나물과는 달리 겨울을 견뎌낸 단단한 돌나물은 씹으니 고소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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