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쯤 현장조사할 곳이 있어 카메라를 들고 온천천이 아래 흐르는 다리를 건너는 중 놀라운 광경이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폭우가 내린 후 불어난 온천천이 흐르고 그 옆에 새로생긴 개울물에 사람들이 모여 미꾸라지를 잡고 있었다.
내겐 너무 정겨운 광경이라 다리위에서 구경하고 있는 낯선 사람들도 괜히 다정스러워서 툭 치면서 말을 건넸다.
" 저기 뭐하는 거예요? 미꾸라지 잡는 거예요?"
누가 이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온천천에서 맨처음 미꾸라지를 발견했을까? 신기하기도 하다. 방학이라 엄마손에 끌려나온 아이들은 언제 강가에서 물고기 잡은 적도 없을텐데 제법 시골아이들 폼이 난다. 도시물만 먹은 아이들 속에도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영원한 고향, 시골의 정기가 흐르는가 보다.
저녁에 자기들 손으로 잡은 미꾸라지로 끓인 추어탕 맛은 얼마나 놀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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