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가족 그리고 나

남편 옆구리 찌르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안동꿈 2013. 8. 7. 11:43

 아이들이 크면서 시부모님 찾아뵙는 것이 더 뜸해졌다.

 우리 부부 둘다 말이 없는 편이라서 부모님과 같이 있으면 별 재미가 없다. 부모 마음이야 자식들 얼굴만 봐도 즐거울테지만 그래도 꼭 아이들을 데리고 가게 된다.

 

주말마다 시부모님과 교회에서 만나니 아이들이 방학하고도 굳이 시간을 안내다가 어제 드디어 아이들을 소집하여 할아버지댁을 방문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몸도 그다지 건강치 못하시고 날씨도 무더워 외식을 하기로 했다. 여섯명이니 차 두대를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할아버지 차를 찾아 가고 우리 부부만 같이 타고가면서 남편에게

"식사값 당신이 내세요." 하고 당부를 하였다.

식사가 무르익을 무렵 앞에 앉은 남편에게 눈치를 줬다. 남편이 알겠다고 했는데, 방심한 사이에 성질 급하신 아버님이 후딱 계산하고 오셨다. 남편에게 인상을 쓰니,

"계산하는 즐거움도 좀 드려야지." 한다.

 

조금 있다가 아버님이 다시 카운터에 다녀오시더니,

" 너거 할머니가 자꾸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용돈 좀 주란다." 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용돈을 챙겨주신다. 아마 카운터에 잔돈을 바꾸러 가신 모양이었다.

내가 옆에서 말리긴 했지만, 마음은 아닌데 늘 말투는 어설프다.

 

우리 집은 다른 집과 좀 다르다. 똑 부러지는 시아버지 성격 탓인지 돈 관리를 주로 아버님이 하신다. 부전자전인지 나도 남편에게 맡겨 놓는다. 그러니 돈 신경 별로 안쓰는 시어머니와 나만 늘 넉넉하게 인심쓴다.

 

시댁에 오면서, 지난 주일 오후 설교를 해주신 아버님께 사례를 봉투에 넉넉하게 담아 드리긴 했지만 식사비와 아이들 용돈까지 받아오니 드린것의 반은 받아와 버린 셈이다.  

이젠 커서 부모 권한으로 아이들이 받은 용돈 수거도 어렵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시골은 아니어도 할머니댁은 늘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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