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딸이 들려주는 친구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
두 남매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앞으로 매달 팔십만 원 정도의 생계비가 지급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첫째인 아들이 대학 졸업 후 해양경찰로 취직이 되어 삼백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게 되면서 국가에서 지급하는 생계비가 끊겼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 얘기를 하였더니, 아들은 자신 때문에 끊긴 생계비만큼만 어머니께 드렸다고 한다. 이것을 들은 여동생은 어이가 없어서 오빠와 대판 싸웠다고 한다. 그 어머니의 마음은 오죽 했을까. 자신이 무능하고 나라가 야박하여 아들을 불효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최근 복지선진국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이 부러웠다. 부모 입장에서는 많이 누리고 편안하게 산다는 의미보다 자녀들이 우리가 겪는 마음고생을 하지 않고 사는 삶이 가장 부러웠다. 국가가 부자냐 아니냐가 그 국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국가가 어떤 정책과 제도로 나라를 운영하느냐가 그것을 좌우한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보며 '각박하다. 요즘 젊은이들이 변했다.' 는 등의 말을 쉽게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모든 환경과 상황이 그대로인데 사람만 바뀐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었으면 당연히 제도와 정책이 적절하게 바뀌어야 한다. 그 정책과 제도들은 너무나 시대 착오적이다. 이런 제도들이 부부나 부모자식간이나 형제들 같이 가장 가깝고 사랑해야 할 관계를 이간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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