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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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책읽기

두 도시 이야기 by 찰스 디킨스

안동꿈 2021. 8. 2. 19:50

누가 고전하며 읽는 것이 고전이라고 했던가. 찰스 디킨스는 흥미진진한 전개를 좇아가다보면 어느덧 인생의 묵직한 진실을 우리 앞에 남겨두고 마지막 책장을 덮게 한다.

 

매일의 생활이 가볍다고 느껴진 어느 날, 고전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그때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고 찰스 디킨스에 끌려, 위대한 유산을 거쳐 두 도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주류 귀족 사회에서 노동과 인권을 착취 당하던 농민들이 자유와 평등, 박애를 외치며 일어난 프랑스 시민혁명. 그러나 그들이 정의라고 외쳤던 혁명의 한가운데에는 그들이 그토록 증오했던 저들의 악이 고스란히 놓여 있음을 보게 되었다. 

 

후작 형제의 호기심과 쾌락으로 인해 한 농민 가족이 몰살되는 그 처참한 이야기에 우리는 광분하면서 죄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한 가정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그 정의라는 이름의 악마행각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결코 어느 편에도 설 수 없게 우리를 몰아세운다. 어쩌면 한편 진영에서 피치를 올리며 나아가는 그들 조차도 가슴에는 갈등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지 않았겠는가.

 

그 현장을 디킨스는 이렇게 묘사한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면서도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들 모두는 천국을 향해 가고자 했으나 우리 모두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혁명의 격전지에서 전개되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 그들은 공교롭게도 생김새가 아주 똑같다. 한 남자는 반듯하고 신실하며 믿음직한 찰스 다네이. 신중한 그는 그 여자의 사랑을 얻어 결혼 한다. 다른 남자는 평생을 방탕한 삶으로 일관하며 이 여자의 주위를 맴도는 시드니 칼튼이다.

 

그러나 혁명의 격전지에서 게임과 놀이처럼 매일매일 잘려나가는 수많은 목숨. 그 한가운데에서 칼튼은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계획하고 실천하게 된다. 그는 자신과 똑 같이 생긴 다네이가 단두대로 끌려가기 한 시간 전에 미리 포섭한 간수를 앞세워 교도소에서 서로 바꿔치기 하여 스스로 단두대에 선다.

 

사랑을 위해, 다른 사람를 대신한 죽음. 이보다 고귀한 일이 있을까?

그의 이러한 죽음은 한 가정을 살렸고, 그의 죽음을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그것은  '죽어도 사는' 것이고, 진정한 부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