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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책읽기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 by 조우성

안동꿈 2021. 6. 7. 19:24

누구나 자신이 한 만큼의 보상을 받고 그 결과를 예측하며 스스로를 통제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팀장이 된 후에는 자신 뿐 아니라 타인까지도 통제할 수 있어야 주어진 과업을 수행해 나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개인의 성실함이 팀장일 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숙한 팀원의 일을 나에게 넘기라하여 해내는 것이 성실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더 들더라도 하나씩 챙겨 가르치는 것이 성실함일 것이다. 기한이 임박한 업무에 대해 조바심을 드러내지 않고, 팀원이 기한 내에 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리드하는 것 또한 팀장의 성실함이었다.

그런 고민 중에 집어 들게 된 것이 이 책이었다.

 

리더, CEO, 군주.

이 책에 주로 등장하는 용어이다. 고작 다섯 팀원의 팀장인 내가 대하기엔 매우 민망한 단어였다. 독서에 자격이 있을까마는 왠지 내가 이 책을 읽을 자격이 될까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저자 조우성 변호사는 23년간 다양한 기업을 컨설팅하고 기업 분쟁을 해결하면서 경험한 풍부한 비즈니스 사례를 바탕으로 한비자를 새롭게 풀어 내었다. 한비자는 군주의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동양 최고의 이론서라고 할 수 있다.

 

한비자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 통치 도구로 법(), (), ()를 꼽았다. ‘은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필요한 공정하면서도 엄격한 원칙을, ‘은 군주가 신하를 올바로 쓰면서 간신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인 통치술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는 군주가 가져야 할 권세 내지 권력으로, 결코 다른 누군가와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많이들 꼰대문화를 비판하며 섬김이나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비자는 이 아니라 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법치를 강조했다. 법치는 모든 원칙과 제도를 공평하고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의 원칙이 그 핵심이다.

한비자≫〈현학편에 소개된 다음의 가르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성인은 나라를 다스릴 때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선량한 일을 할 거라 기대하지 않고 그들이 그릇된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쓴다.”

 

또한 조직이 성과를 내며 강하게 성장해 가려면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고 구성원들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기술과 자세인 이 필요하다.

한비자≫ 〈팔경편에는

하급의 군주는 자기의 능력을 모두 사용하고, 중급의 군주는 다른 사람의 힘을 모두 사용하며, 상급의 군주는 다른 사람의 지혜를 모두 사용한다.” 라고 하였다.

 

같은 맥락으로, 직장인들에게 회자되는 상사의 유형에 관한 우스겟 소리가 있다. “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상사, 머리 좋고 부지런한 상사, 머리 나쁘고 게으른 상사, 머리 좋고 게으른 상사이 중에 가장 최악은 첫 번째이고, 최상은 마지막 유형이다.

아무튼 리더는 자기가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자 해서는 안 되고 사람들을 지혜롭게 다스려야 한다는 뜻이리라.

 

마지막으로 이 효과적으로 작용되려면 권력이 꼭 필요하다. 한비자가 말한 권력은 독단적으로 휘두르는 권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에게는 다른 사람과 절대 나눌 수 없는 권한과 책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도망가거나 회피하지 말고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의 핵심 권한을 생각 없이 위임하는 것, 조직원의 기밀사항을 섣불리 흘리는 것, 조직 내 월권 행위도 아무렇게나 허용하는 것, 위기 상황에서 두려움을 쉽게 내색하는 것 등은 리더가 금지해야할 의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를 힘써 배우고 주어진 업무를 부지런히 익히고 팀원들을 애정을 가지고 세심히 살피되,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함으로써 조직을 바르게 리드해 가는 것.

내가 이 책을 덮으며 나에게 적용할 한 줄 결론이다.

너무나 어렵운 일이다. 이것은 리더의 임무이기 이전에 성숙한 한 개인의 임무이기도 하다.

비록 작지만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나이가 든다는 것이고 더불어 성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포기할 때 개인도 조직도 내려 앉는 것이다.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

누구와?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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