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엌창으로 내다보이는 저녁 하늘이 심상찮았다. 새로 이사온 동네는 좀 높은 지대에 있어서 노을이 지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기대하고 있던터라 서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돌기에 가슴 두근거리며 카메라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아파트들이 가려서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작은 딸에게 동네 한바퀴 돌자고 꼬드겨서 동네를 헤매던중 딸이 다니는 중학교 옆에 이르니 시야가 확 트이며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노을이 지면 곧장 저곳으로 달려가리라 마음 먹었다. 마치 비밀 아지트를 마련한 개구장이 소년처럼 마음이 흐뭇하여 돌아왔다. 나는 언제쯤이면 노을을 보고도 담담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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