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 제정과 관련해서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우리는 기억한다. 1920년대 하나의 인격체로 다루어지기보다 어른의 소유물로 다루어지고 인식되고 있던 때에 사람 대접하여 나라의 기둥으로 키워내고자 하는 선각자로서의 그의 노력이 그때는 또 얼마나 험난한 과업이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방정환 선생님께서 특별한 혜안으로 어린이들을 바로 세우고, 그들의 꿈을 키우는데 노력하였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된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그들의 부모들에 의해 또한 어른들에 의해 너무 귀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므로 인해 오히려 많은 폐해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실정이다. 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눈치를 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이들은 기고만장해 있고, 그들은 마땅히 서 있어야할 그들의 위치를 한참 이탈해 있다고 생각된다.
만약 방정환 선생님께서 살아계셔서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본다면 어린이 날은 이제 그만 내리자고 하지 않을까.
오히려 무심히 버려지는 노인, 학대받는 노인이 있는 이 나라를 볼 때(모든 노인들은 누군가의 부모님들이 아닌가) '어버이 날'을 공휴일로 정하여 기리고 특별히 부모님을 돌아보는 날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물론 부모님은 자녀들에 의해 특별한 날 뿐만 아니라 항상 존중받고 돌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 날이 제정될 당시 천대받던 아이들이 이렇게 귀하게 다루어진 것처럼, 더 늦기 전에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지난 몇 해 전 국경일을 많이 정비하여, 공휴일로 지키는 날을 대폭 줄였다. 솔직히 말해 공휴일로 지키지 않게 된 날은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되는게 사실이다. 우리가 '어린이 날' 대신 '어버이 날'이라도 공휴일로 정해서 지키게 됨으로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를 해보는 것이다.
요즘, 젊은 부부들 대부분이 공휴일인 어린이 날에 외식하면서 부모님을 같이 모시고 한꺼번에 대충 어버이날을 치루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바쁘게 사는데 그 정도는 부모님이 이해해 주시겠지 할 것이다. 당연히 부모님은 자식들 편리한대로 하자고 한다. 그러나 거기엔 부모님 위주가 아닌 아이들 위주의 모임과 식사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자식들의 마음속에는 부모님들의 자리가 줄어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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