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밥과 반찬, 그리고 일과 휴식...

안동꿈 2013. 6. 3. 08:54

오늘 과에서 직원의 반 정도가 과에서 주관하는 워크숍에 참석하고 반 정도 남은 직원들이 띄엄띄엄 앉아서 일을 했다.

점심시간에는 과장님, 그리고 다른 직원 한 분과 셋이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직장에서 유일한 여자 과장님으로 평소 얘기하시기 좋아하시는 우리 과장님왈

"직원들이 많이 빠지고 사무실 분위기가 느슨해지니, 간 사람도 힐링이 되지만 남아 있는 사람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그죠."

우리는 맞장구를 치며, 워크숍 저녁 일정을 위해 오후에 청장님을 모시고 왕복 5시간여를 다녀와야하는 과장님만 힐링이 안되겠다고 위로를 덧붙였다. 

 

"우리 같은 직장 여성들, 늘 휴식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는데, 사실 며칠 쉬어보면 

일한 후에 잠시 누리는 휴식만큼 달콤함이 없어요. 계속 쉬라고 하면 나는 잘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요." 과장님의 말씀이다.

사실, 쉼이 가치 있으려면 '고된 일' 이라는 선행조건이 있어야 될 것 같다.

 

우리는 일은 중요시하고, 휴식은 무시힐 때가 많다.

일에만 집중하고 휴식은 시간이 남는대로 그저 양으로만 만족한다.

우리는 일과 휴식을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그저 받아서 진행시킬 때가 많다.

우리의 생각을 일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휴식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본다면

일도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일은 휴식을 향하여 휴식은 일을 위하여...

 

비슷한 맥락에서

문득 밥과 반찬에 대해서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되새겨 본다.

우리가 식탁에서 밥 한 숟가락에 반찬 한 번... 이렇게 순서대로, 습관으로 밥을 먹게 되는데,

밥의 역할이 먼저 먹은 반찬을 입에서 헹구어 다음 반찬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고것 참으로 당돌한 생각이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것,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확고한 생각도 살짝 흔들어 보는 것, 중요한 역할이 아니었던 객체에 주인공의 역할을 주어보는 것, 그렇게 그 편에 서서 생각해 보는 것...

그 습관은 우리의 삶에 신선하고 상쾌한 바람을 일으키며 전에 없던 즐거움을 준다.

그런 생각들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일들에 적용해 보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을 볼 때도 있다.

 

 

 

 

 

출근길 버스 정류소 옆 공터에 한 무더기 모여있는 이름없는 잡초...

폰에 담았더니 참 이쁘다.

 

꽃의 계절 5월에

잡초가 이렇게 이쁠줄이야...

이것도 관점의 전환의 보상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