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봄날 저녁에는 행복이 눈발처럼 몸에 내린다

안동꿈 2013. 5. 2. 08:48

봄날 저녁에

하루의 모래시계 다 내려온 후

천천히 걷는 퇴근 골목길에선

행복이 눈발처럼 몸에 내린다

 

눈빛도 손짓도 날카롭던 낮에는

숨어있던 행복이

이제야 살금살금 기어나와

어깨에, 내 손등에 올라탄다.

 

 

넝쿨장미가 정갈한 벽타고 흘러내리는 골목에선

이름모를 이의 흘러넘친 행복도

주머니에 주워 담는다.

 

시장 어귀,

허리 굽은 할머니의 고단한 쑥과 달래를

주머니 속 내 작은 행복과 바꾸어

시장 바구니에 담아온다.

 

봄날저녁

집으로 가는 길은

                                            키작은 행복들을 데리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