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우리가 말로 드러낸 우리의 마음

안동꿈 2014. 2. 13. 19:30

우리 마음 속엔 온갖 것이 다 들어 있다.

우리가 살면서 본 것, 깨달은 것, 느낀 것 뿐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이 서로 합해져 만들어진 새로운 것 등... '모든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도 했다. 또한 우리는 근본적으로 악하기 때문에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생각은 선하지 못하다.

 

사람의 마음 속이 심히 부패하고 추하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마음 속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속일지라도 그 추한 것을 깨닫지 못한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이 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결코 악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분명 그 사람은 반성하고 선을 택하여 걸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매우 단순하다.

사람의 마음 속이 매우 부패하고 생각하는 것이 악하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실체로 드러나지 않는 한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 속의 악한 생각을 될 수 있는대로 소멸하려고 노력하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누군가가 남을 헐뜯는 말이나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고 나면 그 사람이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그 사람을 볼때마다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현재도 그 악한 마음의 상태 그대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수시로 변한다. 심지어 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중에도 '내가 너무한가'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니 우리가 부정적인 말과 남을 헐뜯는 말을 함으로서 남들이 늘 자신을 악하게 인식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물론 그 순간의 감정을 토로함으로서 속이 후련할 수는 있어도 그 댓가가 만만찮다.

그리고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나를 비판하리라는 상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악한 것에 짜릿한 매력을 느끼는 괴이한 세상이다. 사람이 근본적으로 악하기 때문에 선을 드러내는 일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우리는 말로서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밖에 없다. 말은 마음을 드러내는 법이니까. 선한 말은 말하는 사람의 선한 마음 상태를 그려보게 할 것이고 듣는 사람에게도 선을 권하게 될 것이다.

 

악이 적다고 하여 해서는 안되며

선이 적다고 하여 안 해서는 안된다.

 

하루라도 선을 생각하지 아니하면

여러가지 악이 저절로 생긴다.

 

종신토록 선을 행해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하루만 악을 행해도 악은 절로 남음이 있다.  - 명심보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