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어김없이 생일날이 돌아왔다.
나이가 든 탓일까?
내 생일에 굳이 미역국을 끓이기가 귀찮아졌다. 미역국도 없이 평상시와 별 다름없는 아침상을 보고 남편은 굳이 미역국을 먹이겠다고 '오복미역'집으로 데려간다.
그리하여 올 생일도 어김없이 미역국을 먹고 딸들이 코 묻은 알바비로 정성들여 마련한 선물들을 받았다.
생일날이 다가오면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족한 용돈, 부족한 시간을 들여 선물 고르느라 고심할 일들이. 엄마만이라도 그런 부담을 제하여 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세상은 더 편리해졌지만 살아내야할 개인의 삶은 더 무거워진 것 같다.
남편이 그런다.
"딸들이 둘이나 있어서 좋겠다고."
나원참 남의 집 얘기하듯이...
그렇다.
딸들이 엄마에게 필요한 것을 어찌 그리 잘 알고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하는지.
생일이 한참 지났지만 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글로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