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권의 책을 만났을 때 마음에 들면 그것에 푹 빠져든다. 읽고 생각하고 적용하고, 때론 한 줄을 읽고서 서너줄의 내 생각으로 응답하기도 한다. 한 권의 책으로 일 주일 혹은 이 주일 넘게 사랑에 빠지곤 한다. 마음에 드는 책일수록 더 천천히 오래도록 붙잡고 있다. 그런데 읽기 시작한 책이 내 취향이 아니라는걸 알았더라도 나는 끝까지 읽는다. 그것이 책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예의고 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방식과 닮아있다.
이 책은 이러한 나의 책읽기에 대한 오랜 고집스런 생각에 많은 도전을 해왔다.
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 시간이 정보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시대에 며칠씩 책을 붙들고 있다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인 것 같다.
요즘 소유를 둘러싼 가치관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소유하는 것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사고방식이 옮겨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전부 내 것으로 만들자' 라는 사고방식은 오래된 소유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다.
하루 1권, 일 주일에 6권, 한 달에 25권, 일 년에 300권.
이게 가능한 일일까?
'플로우 리딩'. 음악을 듣듯이 책을 읽는다. 책의 내용을 머리에 담아두려고 하지말고 흘러가게 두되, 핵심만 파악하여 '최고의 문장 즉 한 줄 에센스'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 한 줄 에센스에 대한 자신의 '한 줄 리뷰(30~40자 정도의 독서감상문)'를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그 책을 정복하는 것이다.
그는 매일 새로운 책을 만나 하루 안에 한 권을 다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토요일 쯤에는 하루 한 권씩 일주일 동안 읽을 독서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독서 습관의 폐단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책을 느리게 읽기 때문에 책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론 책 한 권을 고르는 시간에 한 권을 읽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을 빨리 읽지 못하니 신중하게 고르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책을 쿨하게 만나고 떠나보내는 습관을 좀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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