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11월말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할 결심을 하고 출근하는 첫 날, 이제 막 해가 떠오르는 시간의 아침 공기는 무척 차가웠다.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 앞 횡단보도에 다가가니, 기다리는 여자분의 뒷모습이 아는 팀장님이다. 대뜸 다가가서 '팀장님.' 하고 불렀더니 돌아보는 얼굴은 낯설다. 그런데 웬걸 '아. 반갑습니다.' 하고 그녀가 활짝 웃으며 대답을 한다. 아 참 밝은 사람이다. 내 마음이 환해진다.
문득 '오늘날 과연 낯선 사람의 실수에 몇 사람이나 저렇게 밝게 반응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내 연배로 보였다. 이런 순간적인 만남도 인연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삶의 연륜이 쌓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녀의 하루의 삶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분명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환하게 할 것이다. 가슴에 신선한 에너지를 가득채워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웬만한 주변의 어두움도 밝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벌써 전혀 만난 적도 없는 나를 이렇게 환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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