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자기 가치관

안동꿈 2017. 2. 12. 20:31

한 친구는 요즘 만날 때마다 남편의 생활방식에 불편함을 얘기하곤 한다. 늘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친구의 남편은 그야말로 요즘 시대에 잘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학창시절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학비를 직접 벌어 고생스럽게 공부한 탓에 자녀들에게는 넉넉하게 지원해주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경험삼아 아르바이트 한번 해보고 싶어해도, 그 시간을 아껴 미래를 위해 실력을 쌓으라고 잔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에 따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르게 갖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가치관이라고 부른다. 어떤 이들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풍성하게 한 것이 젊은 시절의 고생이라고 여기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현재의 성공이 훌륭한 부모님과 적극적인 지원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런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계기 또한 다양해서 그것을 누려봤기 때문일 수도, 혹은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게 된 가치관은 오랜 여정을 통해 이루어진 만큼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붙들게 된다. 그래서 부부간에나 자녀, 혹은 동료들 간에도 자주 트러블을 일으킨다. '이게 정말 옳은데, 상대방은 왜 이해를 못할까.'라고.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그런 논리에 사로 잡혀 있으니, 평화로운 관계에서 행복을 주고 받아야 할 가까운 이들과 계속하여 고통을 주고받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기의 가치관이 상대방의 것과 부딪칠 때 상대방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저 사람이 저것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환경과 경험이 저런 가치관을 만들어 냈겠구나.' 하는 이해가 먼저 있다면 우리에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갈등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거기에는 자신의 것은 무조건 포기하고 상대방의 가치관을 따르는 것이 아닌, 한 층 더 나은 새롭고 창의로운 방식으로 나아가는 길이 보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한정된 경험과 환경에 속할 수 밖에 없고 그리하여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는 지극히 불완전한 존재다.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와 다른 사람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나와 다른 사람과의 끊임없는 갈등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