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근 시간을 이용하여 꼭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이 QT와 독서입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서 먼저 버스를 타고, 동해선 기차와 지하철을 차례로 갈아탄 후 사무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버스 한번으로 출근을 할 수도 있지만 정확한 출근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 방법을 택합니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모두 이 십여분 정도이지만 차를 기다리는 사이사이 시간까지 보태면 제법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퇴근시간에는 다소 오래 걸려도 버스를 한 번 이용하여 여유롭게 퇴근합니다. 낮의 활동과 상황에 따라 좀 피곤하면 잠을 잘 때도 있고, 책을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외에 제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저녁식사 후 잠시, 그리고 주말에는 좀 여유있게 책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항상 나에게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존재합니다. 책이 막바지에 이르면 그 책의 저자와 관련되든, 책의 장르와 관련되든, 그 책에서 소개한 책이든 다음 읽을 책을 정합니다. 그 다음 책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설렙니다. 즉 현재 읽고 있는 책은 다음 책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을 강하게 느낍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8년이 넘었습니다. 초반에는 내가 이래도 되나 싶게 몰두했었습니다. 그 후 직장 일이 바빠지고, 집에서도 신경쓸 일이 많아지면서 블로그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싶은 제 속의 욕구는 하루이틀만에 생긴게 아니고, 아마 제 나이 만큼이나 깊고 오래된 욕구인 것 같습니다. 늘 생활중에 글의 소재들이 생각나면 블로그에 모티브가 될 몇 자를 적어 임시저장해 둡니다. 그 임시저장한 글이 무려 스무 개가 넘습니다.
그 글들을 다시 써 보려고 임시저장함을 열어도 처음 그 열정이 다 사그라지고 없습니다. 불쏘시개를 움직여 불을 피우듯 그때의 생각들을 끄집어내려 애쓰지만 안타까움만 더할 뿐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소재가 떠오르면 그냥 씁니다. 첫 구절 밖에 생각나지 않고 그 뒤를 어떻게 이어가고 결론지어야 할지 아이디어가 전혀 없지만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그러면 글이 써집니다. 신기합니다. 그리고 글 한 편을 마무리 지으면 이제 다른 글감들로 눈이 가고 곧 보이곤 합니다. 물론 그 글들이 저의 만족 뿐일지라도 쓴 글이 쌓여가면서 글의 기술도, 생각의 넓이애도 진보가 있으리라 믿으며 씁니다. 쓰기는 쓰기를 매우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음을 또한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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