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직장생활의 유익

안동꿈 2018. 1. 31. 07:00

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일주일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쏜 화살같이 지나간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문득 우리 인생의 여정이 짧지만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 긴 나날의 여백을 옳고 선하고 가치있는 것으로만 채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또한 듭니다. 저는 가끔 오롯이 자유로운 하루가 주어졌을 때 뭘 해야할 지 몰라 이것저것 뒤척이다 허망하게 보내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같이 시간을 계획성 있게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직장생활이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올라 있으면 큰 의지력이 없어도 지나가게 되고 목적지에 이르듯 말입니다. 직장생활은 노동과 근로로 이루어지고, 노동은 신성한 것이므로 우리 인생을 관통하는 부분이 선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믿음은 우리를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참 약합니다. 굳은 결심도 곧 허물어지고, 때론 하늘을 날을 듯 가볍다가도 특별한 이유없이 마음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하루를 소망과 사랑으로 가득한 것들로만 채울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저 무겁고 어두울 때도 습관대로 걸음을 옮겨 일상을 살아내면 다시 구름 속에서 해가 나타나듯 마음이 밝아오기도 하니까요.


다리에 힘이 빠지고 기운이 쇠하여, 불쑥불쑥 일어나는 악한 생각들을 실행할 여력이 떨어질 때면 이제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오기를 원합니다. 몸을 천천히 움직여 매일의 식사를 준비하고 마음을 녹여줄 차를 정성껏 준비하여 볕 아래서 마시는 일들로 시간을 채우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들 사이사이에는 살아온 날들이 보상해준 삶의 혜안이 있다면 그것들로 가능한 한 하루를 소망가운데 머물려고 노력해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