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기암절벽 같은 사람, 작은 언덕 같은 사람

안동꿈 2009. 8. 26. 18:05

 올 여름은 마치 말썽쟁이 소년이 아빠한테 혼날까봐 집에 발을 들여놓았다, 뺐다 하다 도망 가버린것처럼 망설이다 도망간 것 같다. 모처럼 출장을 나간 한낯의 공기는 여름의 기운보다 가을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멀리 뾰족한 바위산이 제법 매력있게 보인다.

 

 

지구의 지각운동과 비, 바람, 세월에 깎이고 닳아 기이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산봉우리를 보니, 마치 삶의 긴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나, 인격적인 경지에 이른 사람이 이와같지 않을까. 그런 사람에게 우리는 굉장한 존경심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 기이한 아름다움을 가진 산봉우리에 우리가 감탄사를 자아내듯.

 

 

 

 

 

나지막한 언덕같은 산은 어떤가. 마냥 오르고 싶은 곳이다. 울적할 때 달려가고 싶고, 기쁜 일이 있을 때 신나게 한바퀴 돌고 싶은 곳. 어려움 없이 자란 사람은 구김살이 없다. 다른 사람의 한마디에 무슨 숨겨진 의미가 있는지, 꼬임이 있는지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사람은 부담없이 만나고 싶다. 누가 갑자기 미워져 털어놓고 싶을 때 만나서 하소연하고, 기쁨을 주체 못할 때  불러내어 재잘재잘 얘기하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