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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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책읽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y 밀란 쿤데라

안동꿈 2019. 10. 19. 21:38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토마시가 인생을 보는 시각이다.


토마시는 새로운 여성들과 성적인 관계에서 맛보는 100만분의 1의 상이성을 통해 삶의 독창성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며 평생을 그 습관을 좇아 산다. 그의 두 번째 아내 테레자는 우연히 자신이 일하는 바에 토마시가 나타나 주문을 할때 흘러나오는, 그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토마시와 운명적 관계를 깨닫고 그를 뒤쫓아 가 결혼을 한다. 토마시와 오랜 연인 사비나는 자유를 좇는 화가이다. 그녀는 또다른 연인 프란츠에게서 사랑의 무게를 부담스러워하며 여지없이 떠난다.


인생은 무거운 것일까? 가벼운 것일까?

인생의 진실은 무거움인가? 가벼움인가?

작가는 무대에 불쑥불쑥 나타나 질문한다. 마치 인생의 깊은 질문을 등장인물들의 연기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수시로 자기 목소리를 내보낸다.


인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생을 떠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그것을 제대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만 할 뿐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인생의 무게를 느끼며 산다. 인생은 결코 가볍게 읽힐 수 있는게 아니다. 그 무게를 떨쳐버리기위해 토마시나 사비나처럼 유희와 자유를 좇아 간다. 그게 옳은가? 그렇다고 테레자나 프란츠처럼 그 무게에 휘둘려 사는 것 또한 해답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인생의 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건 분명한데 그들의 삶은 가볍다. 그 시작도 그리고 끝도... 그들의 인생 밖에서 보는 그들의 삶은 허무하리만치 가볍다. 그래서 작가는 그것을 참을 수 없다고 한 것일까?


토마시는 아들 얘기를 이렇게 전한다. '우리 각자가 체제는 고려하지 말고 종교가 부과한 기준에 따라 하루하루 살아가야만 한다.'

나는 아무도 정답을 알지못하는 인생의 한가운데서 토마시가 짧게 언급한 아들에게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우리 각자는 인생을 결코 볼 수 없다. 그래서 답을 얻을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 인생을 초월한 신과 연결된다면 그로 인해서 우리 인생의길을 볼 수가 있다. 그 분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하루하루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작가는 묻고, 주제넘게 나는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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