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부추 무쟈게 비싸지만 식구들에게 무쳐 주었더니 너무나 맛나게 잘 먹어서 또 샀다. 이번에는 가게 할머니가 묻지도 않은 레시피를 읊는다.
"맑은 액젓, 매실 액기스, 고춧가루, 깨소금만 넣고 살짝만 젓어. 많이 젓으면 풋내나."
"어머나. 제가 무치는 방법이랑 똑같네요."
스스로도 대견하여 시장봉다리를 흔들며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겨우내 차고 단단한 흙을 뚫고 올라온 여리디 여린 봄 것들은 귀하기 그지없다. 냉이가 그렇고 쑥이 그렇고 부추도 초벌은 그렇다. 이런 것들은 이 시기에 먹지 않으면 일 년 동안 못 먹는다. 세상에 맛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그깟 푸성귀랴 하겠지만 이런 것들은 저절로 자라 더욱 귀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나라 아니 온 세상이 신음하고있다. 계절이 주는 선물들에 만족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