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동갑내기 친구와 저녁을 먹고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몇 일 전 김창완 콘서트에 갔고 첫 곡에 통곡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 첫 곡은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였다.
최근 우리는 직장에서 늘 보던 우리 동료와 상관을 각각 떠나 보냈다. 황망함에 눈물도 제대로 흘리지 못한 채 떠나 보냈다. 그 과정마저도 우리에겐 실수없이 처리해야 하는 하나의 업무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일상은 마음의 빈자리를 금방 채웠고 우리는 마치 먼 과거에 있었던 일인양 살아가고 있었다.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며 그 노래를 들었다. 나도 눈물이 많이 났다. 우리의 눈물은 마치 풍선처럼 부푼채 눌러져 있던 슬픔이 터져 나온 것 같았다.
'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요 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 노랫말 그대로였다. 어쩌면 우리는 더 오래된 진한 슬픔들이 눈물로 흐른 건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명퇴를 결정하였다고 했다.
섣불리 결정한 것이 아니란걸 알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우리의 눈물은 과거의 슬픔으로만 흘리는게 아니란걸 안다. 현재의 아픔, 미래의 두려움들이 한데 섞여있는 주머니에서 때론 이렇게 줄줄 눈물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주머니를 비워내면 다시금 가벼워져서 일상을 살아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