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작은 신앙고백 49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

꽤 오래 전 일이다. 직장의 옆 부서 신입 직원의 아버지가 직장에 찾아와서 딸에게 너무 많은 업무를 주어서 딸이 힘들어 견딜수 없다고 부서장과 부서 직원들에게 난리를 부리고 갔다는 소문이 온 직장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직원들은 모두 '그 직원이 누구냐, 어떻게 된 상황이냐, 더러는 다 큰 성인이 얼마나 모자라면 부모가 직장에 찾아오게 하냐' 등 한동안 꽤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아침에 나는 좋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문득 오래 전 이 사건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우리가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기를 구할때 직접 개입하지 않으시는것 같다. 또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시지 않으실 때가 많다. 우리 인생은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된다고 행복해지는게 아니라는걸 하나님은 아신다.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은..

작은 신앙고백 2024.10.23

그의 빛 안에 살면

교회 여성 중창단에서 주일 특송을 알려왔다. "그의 빛 안에 살면" 이었다. 언젠가 나도 부지런히 화음도 외우고 가사도 외워 부른 기억이 있는 곡이다. 음은 기억나는데 가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 보았다. 가사가 나에게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는 죽은 가사였다면 지금은 완전히 살아있는 가사였다. '그의 빛 안에 살면 갈 길 인도하시리. 주의 눈 내 일생을 지키시리 늘 지키시리 죽음의 골짜기도 주의 손 굳게 잡고 담대하게 나아가면 밝은 아침 보게 되리. 엎드려 기도하면 주님이 들으시리 모든 것 협력하여 선하게 이뤄주시리라. 내 곁에 주 계시니 두려움 전혀없네. 주님 날 사랑하니 세상이 감당못하네.' 감동된 구절 위주로 대략 적어 보았다. 청소하며, 식사 준비하며, 길을 걸으며..

작은 신앙고백 2024.07.28

찬양

하나님은 온 천지 만물의 주인이시다. 작은 티끌 하나마저도 하나님의 소유가 아닌 것이 없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아신다. 우리의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 조차도 하나님은 아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선하시고 공의로우시며 사랑이 많으시며 신실하시다. 우리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신실하게 믿고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모든 소유를 사용하셔서 자기 백성들을 지켜주시고 복되게 하신다. 우리가 가난할때나 부요할때나 곤고할때나 형통할때도 흔들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 그 분의 통치 아래에 기어코 자신을 세운다면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 우리가 이 험한 세상 살아가면서 죽도록 애쓰고 힘쓰면서도 알수 없는 미래때문에 ..

작은 신앙고백 2024.02.18

I know the Lord will make a way for me

I know the Lord will make a way for me. If I walk in heaven's light, shun the wrong and do the right. I know the Lord will make a way for me... 하나님께서 나의 길을 예비하시네. 내가 하늘의 길을 걸어가고, 악을 피하고, 의를 행할때 하나님께서 나의 길을 예비하시네... 이 찬양을 외워부르기 시작했을때 내 마음속에 하나의 그림이 떠올랐다. 숲속에 많은 길이 있고, 이리저리 길을 헤매다가 나는 곧고 바른 길을 찾았다. 그 길에서 나는 하나님을 발견하였다. 내가 그 길에서 걸어가는 동안에는 하나님을 계속 볼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길, 의로운 길, 그 길에 설 때 하나님을 볼 수..

작은 신앙고백 2023.10.30

수고를 섞어 평화와 안식을...(mingling toil with peace and rest)

요즘 영어로된 찬양곡을 외워 부르려고 한다. 원곡을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그 섬세한 의미가 사라지는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주로 처음 접하는 곡을 택하는데, 이번엔 잘 알고 있는 곡으로 정했다. day by day(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듣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다. Gives unto each day what He deems best, lovingly its part of pain and pleasure, Mingling toil with peace and rest 주께서 매일 그분의 최선으로 여기시는 것, 사랑으로 아픔과 기쁨을, 또 수고를 섞어 평화와 안식을 매일 우리에게 주십니다. 주께서 우리에게 매일 기쁨과 평화와 안식을 풍성하게 주시되, 아픔과 수고도 섞어 주신다는..

작은 신앙고백 2023.07.26

새벽기도

새벽에 주님을 만나러 교회에 간다. 주님은 어디나 계시지만 교회의 내 자리를 찾는 건 우리가 누구를 그리워하여 자주 만났던 곳을 찾듯이, 주님과 만났던 곳에 가면 나의 모든 감각이 주님을 맞을 준비가 된다. 주님은 언제나 동일하시지만, 내겐 한번도 같은 적이 없으시다. 그의 은혜가 너무 크고 풍성하여 마치 맹인이 코끼리를 더듬듯 늘 다른 은혜들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주님의 시간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지나간 기도의 응답도 지금 기도하는 것들에 대한 소망도 모두 내 시간이 아닌 주님의 시간을 배우게 되었다.

작은 신앙고백 2022.09.08

믿음으로 풀어 본 사람과 삶에 대한 숙고

한 사람이 태어나서 부모의 손에 의해 먹고 배설하고 잠을 자면서 어느 정도까지 자라간다. 자라면서 주위 사람들의 생활을 통해 보고 듣고 알게 된 것으로 자신의 생활 습관과 가치를 형성하여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이 옳다고 여기며 살아 간다. 아마 그런 본성이 없다면 우리 삶은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이 늘 의심스럽고 미덥지 못하다면 수없이 많은 결정과 선택의 시간들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을 테니까. 나 이제 쉰 중반의 짧지 않은 인생을 살고 보니, 참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미미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무지로 인해 우리의 삶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쳐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

작은 신앙고백 2022.08.29

주님의 것

주께서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 장소를 찾으실 때 '성안 아무에게 가서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고 말씀하셨다. 또 한번은 주께서 제자들에게 나귀 새끼를 끌고 오라 하시며 '만일 누가 너희에게 어찌하여 푸느냐 묻거든 말하기를 주가 쓰시겠다 하라.' 주님은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고, 적은 떡과 물고기로 수 천명을 먹이시기도 하신 천지의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한 번도 이 사실을 잊어버린 적도 믿지 못한 적도 없다. 그러나 오늘 나는 주님이 온 땅의 주인이심을 감정적으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주님의 필요에 따라, 나귀를 취하시고 만찬 장소를 정하실 때 '주께서 쓰시겠다.' '네 집에서 지키겠다.' 이것은 주인이기 때문에 ..

작은 신앙고백 2021.11.08

사람에게 보이려고...

산상수훈에는 선을 행할 때에든지, 기도할 때에든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고 하늘에서 받을 상이 없다고 말씀한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는 이 진리를 이렇게 내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우리의 선과 의를 알리려고 한다. 마치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선은 사라져 버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긴다. 내가 한 착한 일, 내가 품은 선한 마음... 남들이 모르고 지나가 버리면 손해본 것 같아 어떠한 방법으로든 알리려고 기회를 엿본다. 자랑하면 재수없으니, 눈치 못채게 은근슬쩍 찔러넣는다. 다행스럽게도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칭찬이 돌아오고, 존경해 마지않는 눈빛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잠깐 잔고가 있던 통장이 금방 고갈되어 버리는 형..

작은 신앙고백 2021.10.24

하나님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으시다.

창세기를 읽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복을 넘치도록 부어주셨다. 우리는 하나님께 '왜 수많은 사람 중에 아브라함을 택하셨는지' 묻게 된다. 그러나 문득 이런 깨달음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완전하시므로 어떤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시다는 것. 하나님은 사람처럼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므로 어떤 당위성으로 보완할 필요가 없으시다는 것. 하나님의 어떤 결정도 선택도 그 자체로 완전하시고 정의와 참된 미덕이시라는 것. 하나님께서도 자신을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로 알 때 헛된 질문이나 의심으로 세월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신앙고백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