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여성글짓기 대회 작품을 공모한다는 얘기를 듣고, 블로그에 있는 글 중 두 편을 골라 제출하였다. 응모 주제가 가족에 관한 것이라서 어머니와 관련된 글을 골랐었다.
결과는 산문부 장려였고, 상금 10만원을 부상으로 받았다.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좀 염치없기는 블로그에서 대충 출력하여 제출한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나는 내 글을 얘기하려는게 아니고 운문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분의 작품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다.
예전에 근무했던 부서에 예쁘고 착하고 성실한 아가씨가 있었다. 우연히 신앙이 같다는 것을 알고 함께 밥을 먹으며 얘기도 나누고, 지금도 자주 보는 자매다. 그녀는 엄마라는 존재를 알기도 전에 엄마를 잃었고 언니를 엄마로 삼고 이제껏 살아오고 있단다. 뭐든지 야무지게 잘하고, 다정하기도 하지만 때론 엄하여 늘 두려운 존재인 언니 얘기를 가끔 했었다.
오늘 상을 받은 후 다른 분을 통해 그녀의 그 언니가 시부문 최우수를 차지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기 전, 자신이 아직 엄마가 간절하던 때부터 엄마가 되어야 했던 그녀 언니의 그 간절한 엄마사랑에 나는 철없이 퇴근길 버스 안에서 눈물이 글썽였다. 내 마음속에 이름 짓지 못했던 한 조각 그 아픔이 그 이름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엄마'라는 이름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슬픈, 아니 슬퍼서 아름다운 그런...누구의 가슴에나 하나의 시로 남아 있는 영원한 이름이다.
한가지 소원 - 밥 먹고 싶습니다.
작은 단칸방에서
다시한번
밥 먹고 싶습니다.
오늘의 걱정
내일의 염려
당신께 드리고
나는 오늘
당신과 함께
그저
밥 한그릇 먹고 싶습니다.
가슴 깊숙이 까지 찾아보아도
슬픔 없던 그날들
그날들의 평화 속에서
철없는
밥 한그릇 먹고 싶습니다.
내가 받은 엄마라는 이름
당신께 모두 드리고
나는 그저 엄마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그저 당신만
엄마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당신과 맛있게 먹었던
그 밥 한그릇
다시 먹고 싶습니다.
밥 먹을 때마다
나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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