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오후에 천원하는 얼갈이 배추 한 단을 샀다.
배추가격이 많이 내린걸 실감할 수 있었다. 배추 한 포기중 제일 바깥 부분은 뜯어내어 푹 삶고, 가운데 조금 연한 부분은 살짝 데치고, 제일 여린 속 부분은 깨끗이 씻어 두었다. 그리고 푹 삶은 겉 부분은 조물조물 간장양념으로 무치고, 가운데 살짝 데친 것은 젓갈장을 만들어 쌈 싸먹고, 제일 보드라운 속 부분은 상큼한 겉절이를 하였다. 그랬더니, 식구들이 '완전 풀밭이야' 그런다.
주일 오후 3시 이후는 평안한 시간이다. 교회 부엌 정리하고, 몇 일 먹을 반찬도 만든다. 가끔 시시껄렁한 오락 프로가 내 엉덩이를 붙잡아 둘 때도 있다.
어제는 교회 부엌 정리를 하고 있는데, 큰 딸이 자기 독서실(교회 예배실 옆에 붙은 유아실 방에 자주 가서 공부를 하는데, 우리 가족은 그렇게 부름)에서 공부를 하다가 예배실로 나와서 피아노를 신나게 치고 있는 것이다. 그 피아노 소리를 들으니 깜짝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하던 일을 멈추고 얼른 집으로 올라가 작은 딸을 데려왔다. 그리곤 큰 딸은 피아노를 치고 작는 딸과 나는 노래를 부르며 우리끼리 작은 부흥회(?)를 가졌다. 처음에는 싫다던 작은 딸이 나중엔 즐거워했고, 딸들의 동의에 의해 다음 주일부터 계속 하기로 했다. 이것도 아이들에게 작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가족 그리고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분도 안 걸리는 호박죽 만들기 (0) | 2010.11.23 |
---|---|
파마의 유혹을 못 이기고... (0) | 2010.11.03 |
둘째 임신중에 하와이에서 맞은 할로윈 데이 (0) | 2010.10.29 |
복숭아 한 개에 담긴 행복 (0) | 2010.10.18 |
사랑하는 동생들아! (0) | 2010.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