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가족 그리고 나

생애 첫 된장 담그기, 가슴이 콩닥콩닥...

안동꿈 2011. 3. 24. 13:05

개나리가 드문드문 피기 시작하고, 목련 봉오리가 더 없이 예쁜 어느날 나는 생애 처음으로 된장 담그기를 시도해 보았다. 교회 성도들이 늘어나니, 장류를 사서 먹는게 여의치가 않다. 무엇보다도 요즘 시장에서 된장이나 고추장을 사서 먹으면 옛날 엄마가 해주신 그 장맛이 안난다.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시도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장에는 하루 휴가를 신청하여 큰 맘먹고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서 4개들이 메주 두 박스를 샀다. 메주값으로 무려 이십오만원이나 지불했다. 인터넷에서 된장담그기를 검색하느라 2시간여를 들였는데도 실제로 된장을 담그려고 하니 떨려서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1년 음식맛을 좌우하는 중대한 시점이니 떨릴 수 밖에 없다.

 

소금은 간수가 빠진게 좋다고 하여 5년전에 사서 지금껏 먹고 있던 소금을 탈탈 털어 사용하고 올해 구입한 소금을 추가하여 소금물을 만들었는데, 소금물이 맑지가 않아서 그게 이번 된장 만들기의 최대 고민이었다. 다시팩까지 동원하여 소금물을 걸렀지만 마음이 개운치가 않아서, 급기야 시어머니께 전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소금물이 안 맑은데 괜찮은지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셨다. 시어머니와 아버님은 직장 다니면서 된장까지 담는다는 얘기에 가슴이 턱 막히는지 할말을 잃으시고...

어머님은

"혼자담나? 장 담그는 줄 알았으면 좀 도와주러 갈낀데"

"얼마 안했심더. 재미로 해 보는겁니더. 힘든거 없습니더." 

 

 

 

 

      메주박스에 붙은 된장 담그는 방법

      메주를 흐르는 물에 씻어서 햇빛에 말리는 중

       소금물 만들기

      소금물의 농도는 계란을 띄워 500원 동전 크기 만큼 떠오르는 정도가 적당

     하룻밤을 지나면 불순물이 가라앉아, 깨끗한 것만 사용한다.

         옥상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단지를 위치하고 메주와 소금물과 고추, 숯,

       대추를 넣는다.

        깨끗한 천을 덮고 꽁꽁 묶어두고 아침에는 뚜껑을 열고, 저녁에는 닫으며

        50일정도 지난뒤,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여 장을 만듭니다.